구조조정 속 금융사 '고배당' 잔치

2015-04-01 07:36
  • 글자크기 설정
저금리 기조현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금융사들이 고액 연봉과 고배당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씨티은행은 역대 최대 수준인 2100억원의 배당금 및 해외 용역비를 미국 본사로 보냈다.

배당액은 509억원으로 순이익 1120억원의 45%에 달해 은행권 최고 수준의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을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실적 악화로 6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SC은행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2013년 17개, 지난해 44개 등 총 61개의 영업점을 폐쇄한 데 이어 지난해 초 15년 이상 근속한 200여명의 직원들마저 내보냈다.

그런데 SC금융지주는 작년에 영국 본사에 1500억원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최대 3000억원의 추가 배당마저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와중인 지난해 초 퇴임한 리처드 힐 전 SC은행장은 급여와 상여금, 복리비용 등 명목으로 총 27억원의 금융권 최고 수준 보수를 챙겼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 사장과 15명의 임원은 물론 전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406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시킨 메리츠화재도 배당을 대폭 늘렸다. 이 회사의 대규모 구조조조정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2013년 1127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1127억원으로 줄었으나, 배당액은 322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으로 무려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동부화재의 경우 2013년 3886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4003억원으로 3%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배당은 633억원에서 918억원으로 45% 급증했다.

그 결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2013년보다 95억원이 많은 267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론스타의 고배당 정책을 비난하던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의 순이익 중 40%를 배당으로 가져가 버렸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오너의 측근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진 연봉이나 배당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경영 성과와 책임에 상응해 배당성향과 경영진 연봉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