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싱가포르 당국이 고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10대 소년을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영자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찰은 29일(현지시간) 유튜브에 '마침내 리콴유가 죽었다'는 제목의 8분짜리 동영상을 올린 애머스 이(17)를 체포했다.
그는 동영상을 통해 "리콴유는 끔찍한 인물이자 지독한 지도자"라며 "그는 독재자였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그를 민주적인 인물로 여기도록 속여왔다"고 말했다. 또 리 전 총리를 예수 그리스도에 빗대며 "둘 다 권력을 탐하고 사악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애머스 이를 경찰에 고발한 변호사 치아 분 텍은 "해당 동영상이 선동방지법을 위반했다"며 "기독교 관련 발언은 의도적으로 종교적인 감정을 상하게 한 행동으로 형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은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으며 현재 유튜브에서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 전 총리에 대한 비판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지지의 목소리를 보냈다. 사회정치 블로그 '온라인 시티즌'의 하워드 리 편집장은 "우리가 애머스 이의 주장에 동의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리 전 총리의 유산에 대해 다양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야당 노동당의 로우 티아 키앙 사무총장이 "리 전 총리는 일부 인사의 눈에는 논란거리가 되는 인물"이라며 "싱가포르인의 이익이 국가 건설 과정에서 희생당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