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번에는 업계도 어느 정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앞장서 규제를 풀겠다고 했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은 이달 중순 취임하자마자 모험자본 관계자 간담회를 열어 벤처캐피털, 사모투자펀드(PEF) 실무자를 만났다. 만남 자체가 파격이었다. 관련업계 최고경영자(CEO)만 만나왔던 기존 금융위원장과 달리 임종룡 위원장은 1970년 이후 태어난 40대 실무자를 간담회에 불렀다. 듣기 좋은 말만 하게 마련인 CEO 대신 일선 실무자 입을 통해 진짜 애로사항을 듣겠다는 취지다.
임종룡 위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거래소를 개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거래소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를 함께 참여시키는 태스크포스(TF)도 가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거래소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공공기관에서 벗어난 거래소를 여전히 지배 아래 두려 한다는 것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신임 금융위원장이 TF를 가동하기로 했지만, 참여하는 거래소 직원은 거의 없다"며 "정작 당사자를 뒷전에 두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 가진 불만일 뿐 실제 TF 운영은 이렇지 않을 것이다.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밝힌 TF 운영방식을 논란을 무릅쓰고 바꿀 이유도 없다. 그렇더라도 공공기관 시절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살펴봐야 한다.
공공재적인 금융 속성을 감안할 때 관치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맞다. 그러나 수십년 관치 끝에 얻은 글로벌 금융 경쟁력이 초라하기 그지없다는 점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풀어줘야 한다. 자율경영 없이 시키는대로만 해서는 거래소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