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ICT진흥사업 예산 빼돌리기 '극심'…사후관리 허술 드러나

2015-03-09 14:22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주진 기자 =업체들이 정부의 ICT 진흥사업 예산을 빼돌리면서 예산 낭비가 극심한데도 사후관리는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등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및 ICT 진흥사업 연구비 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사업 관리 감독상 문제 41건을 적발해 67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모 소프트웨어업체 대표 A씨는 2013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융합 소프트웨어 상용화 프로젝트' 연구협약을 맺고 2억7천만원을 지원받은 뒤 구입하지도 않은 장비를 산 것처럼 보고서를 허위로 제출했다.
과제 책임자인 해당업체 상무 B씨는 연구성과가 없자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해 연구과제 수행결과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업체측이 2억400여만원의 예산을 횡령해 회사 운영 자금으로 썼는데도 진흥원은 현장 감독을 하지 않고 최종 보고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진흥원 관련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산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2011년부터 4년간 374억원의 정부출연금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약을 맺고 추진한 '비욘드(Beyond) 스마트TV 기술개발' 과제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해당 과제 책임자인 C씨가 협약과 무관한 특허 31건을 해당 과제의 성과처럼 꾸며 허위 연구결과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고 예산 감액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C씨는 이후에도 다른 과제의 특허 12건을 해당 과제의 성과라고 부풀려 보고했고, 미래부는 C씨의 연구 성과를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원 D, E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진흥원이 지도 감독하는 업체들로부터 8억4천만여원을 챙긴 뒤 이를 지인들과 나눠가졌다.

이 과정에서 D씨는 모 업체 사장으로부터 쇼핑백에 담은 현금 7천만원을 룸살롱에서 전달받기도 했다. 감사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을 상대로 D, E씨의 파면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산하기관을 상대로 방송통신융합 기반 구축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900만원이 입금된 체크카드를 받은 미래부 소속 F씨도 파면을 요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