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 안팎으로 낮춰잡았다. 중국정부의 성장률 목표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동안 8%를 유지했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동안 7.5%로 낮춰잡은 후, 올해는 이보다 더욱 낮은 7%로 설정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오전 개막한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가진 정부 업무보고(공작보고)에서 이같은 경제목표를 제시했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이내, 도시신규 취업자 수 1000만명 이상, 도시 실업률은 4.5% 이내, 대외무역 수출입 총액 증가율 6%를 올해 거시경제 운용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재정적자를 1조6200억위안으로 지난해 대비 2700억위안을 증가시키고, 재정적자율 역시 2.1%에서 2.3%로 확대시킬 방침임을 밝혔다. 통화량(M2) 증가율 목표는 12%안팎,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목표는 15%로 잡았다.
리 총리는 "경제성장률 목표 7%는 수요와 가능성을 고려해 설정됐다"면서 "이정도 성장률이면 장기적인 발전을 유지할 수 있고, 안정된 고용시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 총리는 "철도 분야에 8000억위안 이상을 투자할 것이며 이미 시작된 57개 수리공사 프로젝트도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정부투자의 중심을 서부 지역으로 잡아 내부 수요를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방예산은 8868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0.1% 증액됐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폭은 지난해(12.2%)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진 것이지만 두자릿수의 대폭적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갔다. 리 총리는 "공고한 국방과 강대한 군대 건설은 국가 주권,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근본적인 보장"이라면서 "변경·해안·영공 방위의 안정을 유지하고 국방과학 연구, 첨단기술 및 무기장비 건설을 강화해 나갈 것이"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심각한 스모그 문제와 관련, "환경 관련법의 집행을 엄격히 함으로써 오염물을 배출하는 자들을 강하게 '타격'하고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 올해 ▲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1% 이상 감소 ▲ 화력발전소 오염물의 방출 억제를 위한 개조사업 추진 ▲ 석탄소비량 '제로증가' 실현 촉진 ▲ 2005년 말 이전에 등록된 오염물 대량 배출 차량의 전부 폐차 등을 실시키로 했다.
리 총리는 과거사와 전후 질서를 부정하는 일본을 겨냥한 듯 "올해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의 기념 활동을 잘 준비할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와 국제적 공평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전인대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지방별, 직능별 대표 2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2기 3차회의를 개최했다. 전인대는 15일 오전 폐막하기까지 정부 업무보고를 비롯해 전인대 상무위원회,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등의 업무보고를 차례로 받고 예산안을 심의하고 각종 법안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