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에 당국 조사를 받고 있는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통전부장)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직 면직이 결정됐다.
신경보(新京報)는 정협이 지난달 28일 링 전 부장의 부주석직 면직 결정을 내렸다고 1일 전했다. 이는 이번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 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링 전 부장에 대한 추가 비리 조사와 사법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링 부장의 부정부패 혐의는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 은폐 의혹이 불거진 2012년 7월 수면위로 떠올랐으며 지난해 지지기반인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정·재계 인맥) 인사들의 낙마 소식이 이어지며 저우융캉 다음의 타깃이 링지화로 낙점됐다.
결국 지난해 12월 심각한 기율위반 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통전부장에서 낙마했으며 양회가 임박하자 정협 부주석 면직도 결정된 것이다. 링 전 부장은 이제 당국의 사법처리만을 앞두고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링지화 일가의 부적 축재 규모가 15조원에 육박한다는 추정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링 부장의 낙마로 공석이 된 통전부장 자리는 중앙정치국 위원 쑨춘란(孫春蘭) 톈진(天津)시 서기가 차지했다.
링 전 부장 외에 지난 2년간 반부패 사정바람에 휩쓸려간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는 34명, 정협 위원 13명에 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른바 최대 정치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지난 11기 5년간 퇴출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
개인사유, 사망 등 이유에 따라 전인대 대표직을 내놓은 경우까지 합하면 2년간 자격을 상실한 전인대 대표는 총 53명이다. 이 중 심각한 기율위반으로 퇴출당한 인원이 34명, 전체의 64.2%에 육박해 시 지도부의 반부패 역량이 상당함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미 31명의 전인대 대표, 13명의 정협위원이 새롭게 임명된 상태다. 대표적인 '새로운 피'로는 저우성셴(周生賢) 전 환경부장, 리충쥔(李從軍) 전 신화통신 사장, 셰전화(解振華) 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등이 언급됐다.
오는 3일과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잇달아 개막하는 양회에서는 '부패와의 전쟁'에 속도를 올리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모색, 중고속 질적성장을 의미하는 뉴노멀(新常泰 신창타이) 진입에 따른 경제정책 방향 등이 논의 될 전망이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뉴노멀 시대에 걸맞는 7% 안팎으로 결정이 예상되며 국유기업 개혁안, 중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을 위한 구체적 방안, 심각한 스모그 등 환경오염 문제, 농민공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호적제도 개혁 및 신(新)형 도시화 추진 등이 핵심의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