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지난 한달새 전셋값이 면적에 상관없이 최소 수천만원씩 올랐다. 개학을 앞두고 전통적인 학군수요가 꾸준이 유입되고 있고, 최근엔 반포한양·신반포5차 등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 하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 했기 때문이다. 올 안에 강남3구에서만 1만여가구의 재건축 이주가 예정돼 있어 이 지역의 전셋값 상승 흐름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 찾은 강남권 공인중개업소는 전세 및 월세 매물을 찾는 전화로 분주한 모습을 모였다.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중순 전용 76㎡가 4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4억원 초반대, 최고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한달도 안돼 최소 2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반전세 매물도 보증금 비중이 줄고,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보증금 4억~5억원에 월세 100만원대였던 게 지금은 1억원선에 250만원 이상이 많은 편이다.
반포동 D공인 대표는 “지난해 11~12월 겨울방학 수요가 한차례 몰렸으며 입지가 좋아 항상 전세 시세가 높다”며 “재건축 이주가 증가해 전세 매물을 더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59㎡는 지난달만 해도 최고 6억원 선이었지만 최근 수천만원이 올랐다. 리센츠 전용 84㎡ 고층은 현재 7억5000만원 선이다. 지난달 최고 7억3000만원에 거래돼 2000만원 이상이 올랐다.
최근 2년간 강남권 전셋값은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해 이 지역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간 15.85% 상승했다. 2년전 3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면 재계약시 약 500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서초구도 이와 비슷한 14.88% 상승했고 강남구가 11.66%로 뒤를 이었다.
그칠 줄 모르는 강남 지역 전셋값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주가 추진되고 강남 8학군과 유명 학원가 인기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서울 재건축 이주 수요는 2만1606가구로 이중 강남3구가 절반 가량인 1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감정원 박기석 부동산 연구개발 실장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멸실주택 및 이주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주 수요를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과 이주시기를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