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펀드·방카슈랑스(방카)에 대한 영업 압박으로 은행 직원들이 울상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유치보다 펀드·방카·카드상품 판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일선창구에서 수익성이 높은 펀드·방카·카드상품 판매에 집중하라고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시중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예·적금을 유치하는 것이 되레 은행들에게 손해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두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이후 시중은행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가 1%대로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2.09%로 한달 전보다 0.07% 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은행들은 예·적금을 받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많은 데다 막상 예·적금을 받아도 자금을 굴릴 투자처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펀드·카드·방카 등의 판매 수수료 수익에 집중하면서 일선 창구 직원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B은행 지점 직원은 "요즘 예·적금보다 방카·펀드·카드 등 비이자 부문 판매 실적으로 지점과 직원들을 평가하고 있어 점포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C은행의 한 텔러 직원 역시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들한테 카드를 발급받아 오라면서 신청서를 한 뭉텅이씩 나눠줬다"면서 "가족, 친구들에게 싫은 소리 하고 싶지 않아 고객들에게 한번 더 이야기하는데 여러가지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장이 바뀐 은행이 많고, 새로 취임한 은행장들이 한결같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 향상을 꼽고 있어 직원들에 대한 영업 압박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