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2015년도 표준지 공시지가를 보면 올해 역시 '개발호재'가 희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행정기관 이전이란 대형 개발호재를 낀 세종시가 올해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울산 등 혁신도시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중국 자본에 의한 리조트 개발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제주도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도 지역별로 대형 개발사업들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강남권의 경우 제2 롯데월드와 위례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호재가 풍부한 송파구가 상승폭이 컸다. 강북권은 홍대상권 활성화와 상암DMC 개발 사업이 있는 마포구가 많이 올랐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5년도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올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4.14% 올랐다. 이는 금융위기 전인 2008년(9.63%)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2009년 전년 대비 1.42% 내린 이후 2010년부터 6년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세종시·혁신도시 등 정부·공공기관 이전으로 토지 수요가 증가했고 일부 지역 개발사업이 진행됐다”며 “다른 지역 간 공시가격 불균형성 해소 추진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3.55% 오른 반면 지방 광역시(5.35%와 지방 시·군(6.03%)이 더 많이 올랐다. 시·도별로는 세종(15.50%)·울산(9.72%)·제주(9.20%)·경북(7.38%)·경남(7.05%) 등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충남(3.64%)·광주(3.00%)·경기(2.80%)·대전(2.54%)·인천(2.42%) 5곳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세종시의 경우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개발로 인구유입과 토지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 인구는 지난 1월1일 기준 16만4438명으로 1년 전 11만7177명에 비해 4만7261명(40%)이 늘었다. 세종시 15세 이상 인구중 30%는 세종시 출범 후 전입했다.
울산은 화정주택건설사업지구(동구) 사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제주는 해안도로변 해안경승지와 전원주택 수요 및 영어교육도시, 외국인 투자자 등 관광수요 증가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시·군·구별로는 전남 나주시가 가장 높은 26.9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세종시, 경북 예천(15.41%), 울산 동구(12.64%), 경북 울릉(12.45%) 등 순이다. 나주시는 광주전남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가 본격화되고 기반시설이 확충되면서 수요가 늘었고 예천은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이 오름폭에 영향을 줬다.
반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는 0.04% 내려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중심상업지역이 침체되고 농림지역 내 농경지 가격이 내려 하락세를 이끌었다. 고양시 일산서구(0.20%), 양주(0.64%), 고양시 일산동구(0.83%), 전남 목포(0.95%) 등도 상승폭이 낮았다. 상승폭 하위 5개 지역 중 3개가 고양시에 위치했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특징을 보면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에 위치한 표준지의 경우 전년 대비 공시지가가 29.28%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11개 지역에 위치한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에서 클러스터를 형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택지개발지역도 5.63% 올라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공시지가 상승추이는 실제 시황과도 맞아떨어졌다. 한국감정원의 지가 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해 세종시 땅값은 4.527%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3.728%)·대구(3.149%)·서울(2.662%)·경북(2.417%) 등 순이다.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지난해 주택 가격은 1.47%가 올랐으며 서울·수도권(1.27%)에 비해 지방(1.65%)의 상승폭이 더 컸다. 대구(5.02%)·울산(3.06%)·경북(2.75%) 등 주로 영남권이 강세를 보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개발호재 등에 따라 토지 뿐 아니라 주택시장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체 공시지가 상승세가 주택시장과도 무관하지 않은 편”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서울에서는 가로수길·경리단길이나 서교동 카페거리 등 일명 ‘걷고 싶은 거리’를 품은 지역의 공시지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상권을 보면 신사(15.23%)·이태원(10.20%)·강남(9.47%)·홍대(6.60%) 등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들 지역은 오피스 및 매장용 빌딩의 투자수익률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