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일본 국민들 가운데 과반 이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종전 70년을 맞아 오는 8월에 발표할 담화에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이와 관련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개별 표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피해 파문이 일었다. 야당은 ‘식민지배, 침략, 사죄’라는 표현이 없는 담화가 발표될 경우 중국과 한국이 반발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6~7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각각 44%와 34%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4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사죄’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53.3%로 과반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15일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는 답변이 52%였고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31%였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무라야마(村山)담화에 있던 '침략'이나 '반성', '사죄'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1.6%였다. 반면 '이러한 표현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응은 36.6%에 머물렀다.
일본의 종전 50년인 1995년 발표된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전쟁의 길을 걸어 국민의 존망을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여러 국가의 사람들에게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며 "통절한 반성의 뜻을 나타내고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2005년 발표된 종전 60년 고이즈미 담화도 이런 표현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아베 총리가 올해 종전 70년 담화에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가 일본 정치권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