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수입차 100만대 시대, 튜닝부품도 가격거품 빼야" 양지우 더레브코퍼레이션 대표

2015-03-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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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우 더레브(REVV)코퍼레이션 대표. [사진=더레브코퍼레이션]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수입차 100만대 시대가 열렸다. 국내에 수입차가 공식 수입된 지 30년이 채 안됐지만, 수입차 시장은 놀라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지난해 10월말 기준 총 104만9476대로 사상 첫 100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수입차 100만대 시대에 걸맞은 튜닝이나 부품 등 애프터마켓 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소비자 불편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수입차 애프터마켓용 부품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불투명한 가격 정책이 유지됐던 게 사실이다.
양지우 더레브(REVV)코퍼레이션 대표(36)는 이처럼 정체된 수입차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느낀 불편함을 사업화로 연결해 성공한 젊은 벤처기업 창업가다. 최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양 대표를 만나 수입차 애프터마켓 시장의 나아갈 방향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양 대표는 자동차에 푹 빠진 마니아다. 어렸을 적부터 드림카였던 '닛산 스카이라인 GTR'과 '아우디 A8L 6.0' 모델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고 돈이 많아 수입차를 타는 것은 아니다. 2대의 수입차는 모두 남이 타던 오래된 중고차다.

그런 그가 수입차 애프터마켓 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은 현실에서 느낀 가격 정책의 불합리함 때문이다. 직접 수입차를 유지 관리하기에는 해외에 비해 부품 가격이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비쌌다.

양 대표는 "수입차 오너는 봉이 아니다. 그런데도 수입차 애프터마켓 부품은 여전히 비싸다"면서 "가격거품을 빼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자신이 꿈꾸던 수입차를 튜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차에 많은 돈을 투자하며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는 수입차 전문 애프터마켓 튜닝부품회사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한때 방송국 기자로 활동했던 그는 2012년 5월 포뮬러원(F1) 취재 당시 우연히 영국 레브(REVV) 본사 임원을 만난 것을 인연으로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레브는 자동차 경주대회인 '영국투어링카챔피언십(BTCC)'에 납품할 만큼 영국 튜닝부품 분야의 명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글로벌 판매 사업은 하지 않고 있었다"며 "레브에 직접 사업화를 제안해 글로벌 총판권을 따냈다"고 말했다.

자동차 튜닝에 관한 그의 열정을 레브 본사가 인정한 것이다. 현재 더레브코퍼레이션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 튜닝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현지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주요 튜닝부품은 '일체형 서스펜션 코일오버'와 '브레이크''쿨러' 등이다. 자동차 튜닝에 입문하려는 오너들에게는 기본 품목이나 마찬가지다.

양 대표는 수입차 애프터마켓 부품이 비싼 이유에 대해 아직 수입차 튜닝 수요가 많지 않고, 소비자 가격 형성이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자동차 튜닝용 서스펜션의 경우 국산차가 100만원대인 데 반해 수입차는 200만~3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제품은 이러한 가격거품을 완전히 뺏다. 수입차 전용임에도 국산차와 비슷한 1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튜닝용 서스펜션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수입차 튜닝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혁신적인 제품으로 경쟁하겠다는 회사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이윤보다 대중화가 먼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양 대표는 부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 등 다양한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영국 레브 본사에서 연구·개발한 제품을 대만의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본사와 딜러의 중간 마진을 제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직판 체계를 갖춤으로써 소비자 가격을 낮춘 것이다. 아울러 별도의 직영 장착점을 두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협력점을 통해 장착하게 해 지역 카센터 등 소상공인과 상생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양 대표는 정부의 자동차 튜닝 관련 정책에 아쉬운 점을 스스럼없이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자동차 튜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화된 지원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국내에 여러 자동차 튜닝업체들이 고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튜닝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국내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해외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며 "튜닝부품 수출 장려 등 정부가 국내 제품의 우수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를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수입차 튜닝부품회사를 운영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레브'라는 브랜드는 수입차 동호회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회사의 미래는 어떤 방향일까.

양 대표는 "레브를 단순히 튜닝부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닌 자동차 튜닝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며 "향후 자동차 튜닝 콘텐츠 사업을 통해 국내의 우수한 자동차 부품 및 튜닝업체들을 발굴, 해외 진출을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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