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베테랑 수비수 최원권(34)을 잡은 한 마디다. 지난해 대구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7위에 머물며 승격에 실패했다. 4위 강원FC와 승점 차는 7점이었다. 시즌 중반 대구에 합류한 최원권은 “승점 차가 많이 나지 않았다. 경험에서 차이가 있었다”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패하며 사기가 떨어졌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014 시즌을 마친 뒤 최원권은 대구 잔류를 선택했다. 프로 16년 차인 그에게 여러 구단이 접촉해 왔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키프로스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를 12일(한국시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최원권은 지난해 강원 원정을 떠올렸다. 그는 “원정 서포터가 딱 한 분 오셨다. 그날 1-4로 끌려갔다. 그분 혼자 열심히 응원했는데 전혀 강원 팬에 밀리지 않았다”며 “후반이 끝날 때 쯤 그 팬이 외친 말을 잊을 수 없다. 그는 ‘포기하지 마라. 나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소리쳤다. 그 말이 귀에 멤돈다”고 떠올렸다.
동북고를 졸업하고 안양 LG(현 FC서울)에 입단한 최원권은 키프로스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키프로스는 그가 2000년 프로에 입단하고 처음으로 전지훈련을 온 곳이다. 그는 “아주 지겹다. 벌써 키프로스에 여섯 번째 전지훈련을 온 것”이라며 “대구에 와서도 여기로 전지훈련을 올지 몰랐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최원권이 프로에 데뷔할 당시 안양 LG의 감독이 조광래 현 대구 사장이다. 이영진 대구 감독은 당시에 코치였고, 안드레 코치는 선수로 있었다. 최원권은 “조광래 감독께서 사장으로 오면서 예상했다”며 “고참이 되서 돌아온 키프로스는 감회가 많이 새롭다. 예전에는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이제 팀 전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K리그 챌린지 판도가 만만치 않다. 안산 경찰청과 상주 상무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받았다. 서울 이랜드FC도 알찬 영입을 했다. 최원권은 “만만한 팀은 없다. 지난 시즌을 통해 챌린지 경험을 쌓았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느꼈다”며 “챌린지에 뛰는 선수들이 클래식보다 더 간절하다. 투지가 넘친다. 현명하게 대처해 한 단계 높은 축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시작이 중요하다. 대구는 난세의 영웅이 필요하다. 대구에는 잠재력을 갖춘 선수가 많다”며 “좋은 성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