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영장 없는 감청’에 국가보안국(NSA) 승소 결정

2015-0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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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보안국(NSA)[사진 출처: 'Plethrons' 유투브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법원이 정보기관의 ‘영장 없는 감청’에 대해 정보기관의 손을 들어줬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 오클랜드 지원의 제프리 화이트 판사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수정헌법 제4조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낸 원고들이 소 제기 권리가 있는지 충분한 사실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원고 측의 '부분 약식명령 청구'(motion for partial summary judgment)를 기각했다고 미국 연방법원 소송서류 검색시스템인 페이서(PACER)가 밝혔다.

부분 약식명령 청구는 미국 법에 규정된 민사소송 절차다. 배심원단에 의한 사실심리와 본안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특정 쟁점에 대해 사실 관계의 다툼이 없으면 사실심리를 생략하고 법원이 법률 쟁점에 대한 판단을 미리 내리는 절차다.

미국 수정헌법 제4조는 “부당한 수색·체포·압수로부터 신체, 가택, 서류 및 동산의 안전을 보장받는 인민의 권리는 이를 침해할 수 없다”며 “체포·수색·압수의 영장은, 상당한 이유에 의하고, 선서 또는 확약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특히 수색될 장소, 체포될 사람 또는 압수될 물품을 기재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발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NSA 등 미국 정부기관들이 인터넷 기간망의 데이터를 통신사업자로부터 제공받는 '업스트리밍'으로 자신들의 인터넷 통신 내용을 가로챘고 이것은 미국 수정헌법 제4조 위반”이라며 “법원이 판단해 달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제프리 화이트 판사는 이 청구를 기각하고 반대로 피고 측이 낸 부분 약식명령 청구를 인용했다.

피고들은 “원고들은 피고들의 수정헌법 제4조 위반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고 설령 원고들이 소를 제기할 권리가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 해도 정부 피고들이 방어를 하려면 허용되지 않는 국가 비밀 정보 누설을 해야 할 수밖에 없으므로 (원고) 청구가 기각돼야만 한다”고 주장했고 화이트 판사는 이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화이트 판사는 “정부 피고들의 기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며 “본 법원은 이 결정이 법과 사실 양면에서 타당하고 게다가 국가 안보라는 이익의 관점에서 요구되는 바라고 확신한다. 원고들이 AT&T 고객이며 NSA의 사찰 대상에 포함됐을 수는 있지만 소장에 적힌 바와 같은 사찰 행위에 따른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은 추측에 입각한 것일 뿐”이라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주얼 대 NSA’ 사건으로 불린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주민인 캐럴린 주얼 등 AT&T 고객들이 원고가 돼 NSA 등 미국 정부 기관들을 상대로 제기했다.

이들은 “NSA가 영장 없이 통신 내용을 감청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지난 2007년 소장이 접수된 '버지니아 슈버트 대 버락 오바마' 사건과 함께 심리가 진행됐다.

시민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이 원고의 입장에서 재판에 참여했다. 이 소송은 2013년 6월 에드워드 스노든의 NSA 사찰 폭로 이후 특히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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