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최근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쟁률이 수백대 1에 달하고 초기 계약률도 70~80%까지 오르는 등 저금리 시대 갈 곳 잃은 몽칫돈이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초 광교신도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총 172실 모집에 7만2693건이 접수돼 평균 4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금융결제원의 인터넷 청약시스템을 통해 분양한 25개의 오피스텔 청약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최근 공급된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용 원룸이 아닌 투룸·쓰리룸으로 설계를 차별화해 임대와 직접 거주를 겸하도록 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80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광교 힐스테이트 전용 77㎡의 경우 일반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4베이 구조에다 39㎡ 규모의 테라스가 적용되면서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오피스텔의 설계 차별화는 수익형 부동산으로서의 가치 상승에도 일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마곡지구에서 분양된 '마곡나루역 캐슬파크' 오피스텔은 일주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으며 같은 달 '광명역 푸르지오' 오피스텔도 비슷한 기간에 계약이 완료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편의를 누릴 수 있으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가 곧바로 가능한데다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오피스텔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피스텔의 차별화 일환으로 커뮤니티시설 특화 바람도 거세다. 그동안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비즈니스룸 등 각종 시설을 오피스텔에도 적용되기도 하는데 입주민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임대수요를 확보하자는 게 목적이다.
대단지 오피스텔일수록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다. 규모가 작을 경우 커뮤니티 공간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대단지의 경우 공간활용이 쉽고,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에 커뮤니티시설 확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최근 집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데다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어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커뮤니티 시설이 강조되는 점 역시 수요자들이 주거상품에서 휴식은 물론 여가, 교육시설까지 모두 누리기를 바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서울과 위례신도시 등 전국에서 총 4361실의 오피스텔이 분양될 예정이다. 인기가 높은 신도시·택지지구의 경우 분양을 시작하기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최근 아파트의 월세 전환까지 가속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의 수익률 하락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보다는 주변의 임대수요를 살펴 여유자금을 갖고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