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알리바바와 '훙바오(紅包·세뱃돈)' 전쟁에 나선 텐센트가 이번에는 알리바바, 왕이(網易)의 음원 공유서비스를 차단하며 '경쟁업체' 죽이기에 나섰다.
중국 시나닷컴(新浪網) 4일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가 압도적 시장우위를 보이고 있는 자사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 중국명 웨이신)에서 알리바바가 인수한 샤미뮤직(蝦米音樂), 톈톈둥팅(天天動聽)은 물론 왕이클라우드뮤직(網易雲音樂)의 음원 공유 서비스를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텐센트가 이를 차단한 지난 3일부터 이용자가 위챗에서 음원 공유를 시도하면 "공유를 원하는 콘텐츠를 신뢰할 수 없어(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위챗에서 공유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 창이 뜬다. 텐센트가 '안정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차단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왕이클라우드뮤직은 4일 공개성명을 통해 "고객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서비스 차단은 위챗의 문제"라고 책임소재가 텐센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왕이 측은 "텐센트가 특별한 이유없이 서비스를 차단했다"면서 "(위챗이) 자신들의 세력권임을 과시한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텐센트는 알리바바의 제3자 지불결제시스템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의 훙바오 서비스 이용을 차단하며 알리바바에 견제수를 던지기도 했다. 훙바오는 텐센트가 춘제 특수를 노려 지난해 중국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다. 하지만 일주일 전 알리바바 알리페이도 훙바오 서비스를 출시, 시장을 넘보자 위챗 내 서비스를 즉각 차단하며 경계태세를 갖춘 것이다.
위챗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알리페이를 통한 지불결제마저도 불가능해진 상태다. 현재 위챗 온라인쇼핑몰 이용자들은 텐센트 지불결제시스템 텐페이(차이푸퉁·財付通) 등 지불결제 수단을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현재 중국 모바일메시저 시장은 주도권은 텐센트의 위챗의 손에 있다.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위챗의 한달 이용고객은 4억6800만명, 위챗의 시장가치도 640억 달러(약 69조원)에 육박했다. 이에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來往)'에 이어 지난 16일 '딩톡'(釘釘·DingTalk)'까지 출시했지만 텐센트의 위챗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