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공직사회, 국유기업은 물론 최근 금융계까지 불고 있는 '반(反)부패' 사정바람에 홍콩 경제도 시들한 모습을 보였다.
홍콩특별행정정부가 2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 소매판매 총액은 4933억 홍콩달러(약 69조8000억원)로 전년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던 2003년 이후 11년 만에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해 의약품 및 화장품 판매규모는 9.3%, 주류 및 식품 등은 6.6% 증가한 반면 중국 본토 명품족이 소비를 주도했던 고가의 귀금속, 시계 등 명퓸 판매액은 13.7%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대비 무려 3.9% 감소한 478억 홍콩달러에 그쳤다. 쇼핑시즌인 성탄절이 있었음에도 귀금속 및 액세서리, 시계 등 명품의 판매량이 16.3% 뚝 떨어진 것이 내림세를 이끌었다.
홍콩특별행정구 대변인은 "지난해 소매판매액 감소는 보석 시계 등 고가품 판매가 급감한 때문으로 이는 홍콩을 찾는 본토 관광객의 소비가 크게 위축됐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홍콩 소매관리협회 회장은 "두 달 넘게 지속됐던 홍콩 도시점거 시위도 소매판매 감소를 초래했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홍콩을 찾은 본토 관광객은 16%나 증가했지만 이것이 소비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소매판매 감소의 이유"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명품 소비규모는 1150억 위안(약 20조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이는 지난 8년만에 처음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중국에 매섭게 불고 있는 반부패 사정바람에 홍콩 뿐 아니라 마카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마카오는 카지노를 찾는 중국 부호의 급증으로 '호황'을 누려왔지만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등장 후 반부패가 강조되면서 수익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수익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3515억 파타카(약 48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십여년 만에 첫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매출규모도 237억 파타카(3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7.4% 급감, 8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