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국내 화장품업계가 침울한 상황이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화권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지난해부터 '글로벌 5대 챔피언브랜드 육성'을 외치며 적극적인 해외사업을 펼친 덕분이다.
업계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아시안 뷰티를 선도해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서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시장에서도 통했다고 분석했다.
3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59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늘어난 수치다. 매출액도 4조7119억원으로 2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974억원으로 40.1% 늘어났다.
주요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력 강화·유통 채널 혁신·해외 사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3조 8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638억원으로 무려 52.4%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디지털과 면세점 등 신성장 채널과 아리따움이 성장을 주도했고, 해외사업의 손익개선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화장품 사업은 23.5% 성장한 2조 5789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설화수·헤라·아이오페 등의 면세점 매출이 급성장 한 것이 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화장품 사업은 중국 및 아세안 등 성장 시장의 사업 확대를 발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성장한 832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설화수·이니스프리 등의 폭발적인 인기로 중국에서만 4673억원(인민폐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44%성장한 수치다.
생활용품 사업 및 설록 사업은 소비침체와 유통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4626억원을 기록했다
원브랜드숍의 희비는 엇갈렸다. 에뛰드하우스는 매출액 30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 역신장했고, 영업이익 역시 56억원으로 79% 감소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해외 에이전트 거래 축소로 인한 수출 감소, 브랜드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투자 확대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니스프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67억원, 7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 54% 늘었다. 화산송이·그린티·제주 한란등 히트상품 발굴로 전 채널에서 고르게 매출이 성장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한편, 비화장품 계열사는 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의 최정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기록한 실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향후 소비재 기업들은 한국이 아닌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