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북 중원 공백은 이재성표 압박으로 메운다

이재성[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대학에서 미드필더 플레이의 정석을 터득하고 프로에 온 선수는 내가 지도자 생활하면서 이 친구가 처음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인 프로축구 K리그 전북 최강희 감독의 이재성(23) 사랑이 요즘 각별하다. 최 감독은 평소 선수를 노골적으로 칭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장점을 살려주고 자신감을 북돋아주는데 이재성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낸다.

지난 시즌 이재성의 활약은 대학과 프로 무대는 엄연히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는 최 감독의 생각을 일정 부분 바꿔 놓았다. 최 감독은 “따로 불러 대학 때 어떻게 훈련을 했는지 물어봤을 정도로 준비가 잘 돼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올 시즌 팀 전력의 핵심으로 이재성을 주저 없이 꼽았다. 이재성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26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손흥민의 불참과 김신욱의 부상으로 중량감이 떨어진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뚫으며 금메달 주역이 됐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돼 비록 호주 아시안컵 직전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성실함으로 강한 인상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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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수비 조직력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최 감독은 올 시즌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구상하고 있다. 공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빠른 전방위 압박으로 상대 볼을 끊어내고 파상적인 공격을 집중시키는 것이 2015년판 닥공 구상의 핵심이다.

그 중심에 이재성이 있다. 이재성의 차단 능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칙 없이 상대 역습을 지연시키고 상대가 미처 수비 진영을 갖추기 전에 확률 높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다. 2010남아공월드컵 그리스 전에서 상대의 볼을 순간적으로 끊어내고 득점으로 연결시킨 박지성의 움직임을 이재성에게 기대한다.

30일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1부리그 우승팀 알 아흘리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이재성은 좌우 가리지 않고 상대의 첫 공격 흐름을 강한 압박으로 끊었다. 이재성이 끊어내거나 저지시킨 볼은 상대의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수비로 가담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국, 에두 투톱과 좌우 측면의 레오나드로, 에닝요에게 배달됐다.

이재성은 “대학 때 압박 부분 전술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던 게 프로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며 “(김)남일 형과 지난해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수비 시야도 넓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할 때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며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나 맨체스터 시티의 다비드 실바처럼 급한 상황에서도 부드럽게 공격 전개를 펼칠 있는 능력을 보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남일의 J리그 이적과 신형민, 정 혁의 군 입대로 중원에 공백이 생겼지만 이재성의 존재가 듬직하다. 최 감독은 “이재성과 짝을 이루는 조합이 관건”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성은 “즐기는 마음으로 전북의 중원을 지켜내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