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땅콩회항 2차 공판에서 20여분간 증인신문을 마치고 나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법정에서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본 심경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조양호 회장은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성우) 심리로 3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리는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3시 45분께 수행비서 한 명과 법정에 출두한 조양호 회장은 검은 롱코트를 입고 다소 핼쑥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법정에서 성실히 대답하겠다"며 법정에 들어섰다.
조양호 회장은 본격적인 증인신문이 시작되고도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앉은 피고인석을 바라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재판부에 "박 사무장이 당한 것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사과한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재차 "보복은 드러나지 않더라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재차 질의하자 "(당시 하기했던) 박창진 사무장 등 직원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 직원이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제 딸의 잘못으로 상처 입은 승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회사 임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거듭 밝혔다.
증인심문을 마치고 나온 조양호 회장은 "박창진 사무장에게 회장으로서 사과한다"며 "박 사무장의 신체 검사 결과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 회사 문화를 쇄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딸을 본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양호 회장은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채 "부모의 입장으로서 갔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어 '오늘 법정에서의 약속은 지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약속을 지키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5일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견과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승무원과 사무장을 상대로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 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