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우버택시가 강제 퇴출 위기에 직면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신개념 글로벌 ICT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문화와 정책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의 부재’로 인해 실패한 경우가 많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우버 국내 사업자인 우버코리아 테크놀로지를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형사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미 서울시로부터 불법 낙인이 찍힌 우버택시는 이로써 국내 시장 퇴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우버택시처럼 해외에서는 주목받던 신개념 ICT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참패를 겪은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애슐리메디슨이다.
전 세계 24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온라인 기혼자 데이트 서비스인 애슐리메디슨은 지난해 4월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노엘 비더만 애슐리메디슨 CEO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혼자 뿐 아니라 싱글족들이 증가하는 한국 내 세태를 감안해 차별화된 데이트서비스도 준비 중”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애슐리메디슨은 사이트 개설 한달만에 불륜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접속 차단’ 조치를 받으며 강제 퇴출 당했다. ‘기혼자 데이트’라는 개념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지만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별다른 대응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점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포털 시장을 석권한 구글 역시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월 1주차 기준으로 구글의 PC 통합검색 쿼리 점유율은 1.54%로 4위에 불과하다. 1위인 네이버(77.7%)는 물론, 2위인 다음(18.56%)과의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미미한 수치다.
심지어 국내 검색포털 중 가장 늦게 시장에 합류한 줌닷컴(1.6%)에도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는 포털을 단순한 검색 엔진이 아닌 종합 라이프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도 글로벌 시장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라인은 ‘맞춤형 전략의 부재’라기보다는 카카오톡의 견고한 장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우버택시가 2010년 6월부터 캐나다, 벨기에, 호주, 영국, 미국 등에서 사회적 논란과 법적 분쟁을 유발했다는 점을 볼 때 우버케크놀로지는 한국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지사 설립 이후에도 스스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적법서비스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