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규직 금융위기 이후 1만명 증가… '고용질 증가' vs '신규채용 제한'

2015-01-1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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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정규직이 1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권 직원수는 11만59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말 9만8396명에서 1만7540명(17.8%)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 지점 수는 6871개에서 6983개로 소폭 증가했다.
이같이 은행 지점이 거의 늘지 않은 가운데 은행 직원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그동안 은행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무기계약직이 잇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2007년에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3076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3년에도 443명을 전환했다. 이에 정규직 전환 인원이 3519명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2013년 838명의 계약직 창구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국민은행은 지난해 410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이동시켰다.

기업은행은 매년 12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2008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이 700명에 달한다. 외환은행 노사는 200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합의했고, 하나은행도 14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50명을 전환하는 등 매년 무기계약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같이 계약직들이 잇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은행권 안팎에서 찬반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은행권이 앞장서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낸 것은 고용의 질을 높인 대단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은행 경영진들은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다면 정규직의 지나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고참 창구 직원도 계약직으로 연봉이 3만 달러에 못 미친다"며 "선진국에도 없는 창구 직원의 정규직화는 은행 인건비의 지나친 증가로 이어져 신규채용 여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13년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33.1%로, 미국(28.3%), 일본(27.1%) 등을 웃돈다. 또 노조의 주장으로 정규직 전환자의 임금·복지 혜택이 갈수록 상승하며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정규직 전환자의 올해 임금 인상률을 4%로 기존 정규직(2%)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이어 상반기 중 노사가 정규직 전환자의 추가적인 처우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기업은행 무기계약직의 임금 인상률도 2.4%로 정규직(1.7%)보다 높다.

국민은행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정규직 전환자의 무기계약직 시절 경력 인정기간을 늘려 연봉을 실질적으로 올렸다. 우리은행 노조도 정규직 전환자의 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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