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전 세계적인 금융완화로 돈이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세계 회사채 발행 잔고는 약 7조 달러(약 770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운용 자금이 윤택하기 때문에 재무 체질이 약한 기업도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기 쉬워지면서 경제활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그러나 투자에 대한 과열 양상도 나타나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계기로 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즈의 집계에 따르면 전체 회사채 잔고는 6조 8900억 달러로 주요 24개국에서 발행된 국채잔고의 30%가 넘는 규모다.
회사채가 증가한 배경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금융완화를 단행한 결과 전 세계에 돈이 흘러들어가면서 국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채는 미국과 유럽이 재정건전화를 진행시키면서 잔고 증가가 둔화되면서 자금이 기업 부문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이 170조 달러를 조달했으며, 미국 애플도 같은 해 5월에 120억 달러를 회사채로 조달하는 등 양호한 조달 환경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이일드 채권이라 불리는 재무 체질이 약한 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증가도 눈에 띤다. 프랑스 케이블 TV 뉴메리커블(Numericable)은 2014년 4월에 하이일드 채권으로서는 이례적인 100억 달러를 조달했다. 또 유럽 미디어업체 알티스도 50억 달러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했다.
저신용 기업의 하이일드 채권은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리스크가 높은 채권이지만 금리가 비교적 높다. 금리 혜택을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 투자가 세계적으로 활발해 금리는 역사적으로 봐도 낮은 수준에 있다.
그러나 2014년 10월 이후 국제유가 하락을 계기로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이일드 채권 중 약 15%는 셰일가스 관련 에너지기업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채산성이 급격이 악화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나오고 있어 회사채 가격의 발행에서 수개월 동안에 반값이하로 하락한 사례도 있다.
아직 에너지 관련 이외 기업에 대한 우려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최근 회사채 투자에 낙관적이었던 투자자들은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전반적으로 불안정하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시장 과열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