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위기는 이제부터…'완생'하자"(전문)

2015-01-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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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 비유해 임직원들에 세 가지 당부 전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5일 신년사를 통해 "4년 전 비전 2020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그룹 매출 20조, 세계일등제품 20개를 목표로 달려왔다. 본격적인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어차피 닥쳐올 위기라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이겨내어 2020년을 맞이하자"고 밝혔다.

특히 박찬구 회장은 본인이 즐기는 바둑에 비유해 임직원들에 세 가지 당부를 전하며 '완생'하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회장의 신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우리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그룹에서 독립한 지 6년째를 맞이한 해입니다. 또 1970년 설립된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마흔다섯 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난 5년은 금호석유화학그룹 45년의 역사에서 가장 험난했고 치열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모그룹 부실로 좌절하기도 했고, 최대 실적으로 자신감을 얻기도 했으며, 수많은 크고 작은 일들로 울고 웃었습니다. 우리는 그 시기를 잘 이겨냈고, 또 그만큼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5년의 모습은 또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4년 전, ‘비전 2020’을 선포하고 2020년까지 그룹 매출 20조, 세계일등제품 20개를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2020년은 앞으로 6년 남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앞에 닥친 환경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중국과 경쟁사의 거센 도전, 유가와 환율 불안정, 경기침체 장기화 등이 쓰나미처럼 우리에게 덮쳐오고 있는 형국입니다. 본격적인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차피 닥쳐올 위기라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이겨내어 2020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본인이 즐기는 바둑에 비유해 세 가지 당부를 드릴까 합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미생에서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어'란 대사가 화제였다고 들었습니다. 바둑은 돌 하나하나를 아껴서 단단하고 튼튼하게 벽을 치고 세력, 즉 ‘집’을 만들어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단단한 집이 모이면, 상대방의 돌이 내 것이 되기도 하고, 승기를 잡아 결국 승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까지의 우리의 경험과 성과를 하나하나의 바둑돌처럼 소중하게 아끼고 단단하게 뭉쳐서 어떠한 위협에도 깨지지 않는 집처럼 위기를 극복합시다. 이것이 첫 번째 당부입니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은 대국이 끝난 다음 반드시 '복기(復碁)'를 합니다.

자기가 두었던 수를 기억해 그대로 다시 벌여놓는 겁니다. 그 많은 수를 어떻게 다 순서대로 기억할까요? 이는 돌 하나하나에 가치를 두며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의 수'를 놓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매사에 한 수 한 수 최선의 수를 놓아주길 바랍니다. 이것은 두 번째 당부입니다.

또한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대국 후에 복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패착과 승부처를 분석하고 수를 연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바꿔 말하면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우리는 많은 사건과 사고를 겪었습니다. 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마지막 당부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저를 비롯한 여러 임직원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음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겪어본 적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단단하게 뭉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라도 의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자세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갑시다.

더불어 어떤 의미와 자세로 내 인생의 '바둑돌'을 놓고 있는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봅시다. 
'완생(完生)'하십시다!

을미년 한해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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