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가 대한항공과 유착한 국토부 공무원, 속칭 '칼피아'(KAL + 마피아)로 확대될 전망이다.
참여연대는 이날 국토부 공무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수사 의뢰했다.
참여연대는 "국토부 과장 1명과 같은 과 직원 2명이 올해 초 대한항공을 이용해 유럽으로 출장을 가면서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 혹은 일등석으로 승급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제보자의 신분노출을 우려해 해당 간부들의 신원을 밝힐 수 는 없지만 내용이 구체적으로 믿을만한 제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미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다른 공무원의 대한항공 좌석 승급 혜택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 만큼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 임원들에게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지난 9월 강동원(새정치민주연합)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공무원 4명이 지난 2011년과 2012년 영국과 룩셈부르크 등으로 출장을 가면서 대한항공에서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받아 200여만원의 편의를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토부 감사에서도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소속된 공무원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좌석을 승급 받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최근 3년간 3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자체 감사를 벌여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신은철 국토부 감사관은 "감사관실에서 항공안전감독관 등 공무원의 좌석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있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도 국토부 직원들에게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지 말라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는 땅콩 회항 사건의 조사 내용을 대한항공 측에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토부 김모(54) 조사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김 조사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