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창조적 파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에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인용해, “창조적 파괴는 낡은 것을 도태시키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활동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의미다. 기업환경의 변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불확실해지는 현 시점에 그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슨이 개발한 날개 없는 선풍기는 베르누이 정리를 응용했다는 과학적 사실보다 ‘선풍기에는 당연히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100년 이상의 통념을 깼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권 회장은 전했다. 이어지는 다이슨의 창의력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소리 안 나는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이어지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권 회장은 “IBM이 2년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CEO 스터디’를 보면,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향후 5년간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창의성’을 꼽고 있다”며, “창의성이란 무언가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와 똑같은 방법만 가지고는 현재를 뛰어넘을 수 없다. 눈앞의 일상업무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일을 위해 오늘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창의적인 활동을 했는지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지향하는 포스코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고망간강이 대표적인 사례로 든 권 회장은 “일반적인 철강재는 강도가 높으면 연신율이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강도가 매우 높으면서도 우수한 연신율을 보여주는 ‘트윕(TWIP)강’을 개발했다. 초고강도-초고연신율 강재를 개발해 경량화를 끊임없이 지향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건축용 강재인 ‘HSA800’은 “고강도화에 따라 점차 어려워지는 용접 등 이용기술을 개발해 가치공학에 기반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니즈를 충족시켰다”며, “프리미엄 냉장고에 사용되던 알루미늄 경첩(hinge)을 블랭킹 기술과 부품 간 체결을 돕는 공법을 적용한 산세강판으로 대체해 구조 안정성과 경제성을 함께 개선한 사례 등 많은 솔루션 개발활동이 모두 창의력을 발휘한 결과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상용화를 추진 중인 ‘리튬 직접 추출기술’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 기술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독자 기술로 리튬 추출시간과 회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며,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술 상업화가 이루어지면 2차전지용 리튬 화합물 판매로 자체 수익 확보는 물론 전기자동차·모바일기기·스마트그리드 산업 등 후방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회사는 여러분이 창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04년과 2007년 시작한 우수특허상과 기술창의상, 2010년 설립한 트리즈 대학 과정, 2011년부터 확대 시행 중인 ‘포스코패밀리 기술상’ 등이 모두 여러분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며, “‘포스코 명장(名匠)’ 제도나 ‘IP 1.0 프로젝트 특별보상제도’도 창의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상응해 파격적으로 보상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이외에도 PCP 제도, 순환보직 제도 등을 더욱 다듬어서 창의력을 갖춘 최고 인재양성에 더욱 정진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의 창의력이 회사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회사의 경쟁력이 다시 여러분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창의경영에 대한 저의 믿음이자 바람이다”며, “포스코 임직원 모두가 창의력으로 무장한 전문지식형 인재, 그리고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지식형 인재가 되어줄 것을 당부드린다. 또한 팀 단위, 조직 단위를 넘어 통섭·융합된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집단 창의’를 통해 고객보다 한발 앞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모델로 고객 니즈를 선도하고 고객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창의경영의 지향점이라는 것이다.
권 회장은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 제철소 정문을 지나면서 항상 보는 문구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선배님들의 피와 땀이 녹아 있는 이 문구는 50년, 100년 후에도 우리가 기억하고 따라야 할 철칙이다”며, “회사 광고 카피처럼 ‘위대한 생각’은 녹슬지 않는다. 위대한 포스코를 향한 우리의 여정에 창의의 날개를 달아 동북아의 전통기업을 넘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창의기업으로 힘차게 도약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