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상호접속료 시장지배력 인정…요금인가제는?

2014-12-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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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성격의 통신정책 놓고 ‘이중잣대’ 논란

[이통3사 로고]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내년도 상호접속료는 비대칭규제(통신사 간 차등)를 유지하되, 그 폭은 줄이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정부가 SK텔레콤 이동전화와 KT 시내전화의 시장지배력을 여전히 인정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1일 이런한 내용이 담긴 ‘2014∼2015년도 유·무선 음성전화망 상호접속료’를 확정해 발표했다.

상호접속은 특정 통신사의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 가입자와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사업자 간 통신망을 연결하는 것으로, 접속료는 상호 연결 시 발신 측 사업자가 착신 측 사업자에게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내는 비용을 말한다.

정부는 2년마다 유선전화(시내·시외·인터넷전화)와 이동전화의 상호접속료 수준을 결정해 산정방식을 개정·고시해왔다.

소수점 한 자리에 따라 매년 매출액 수십억원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이통사 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 통신사 상호접속료 차등 유지…차등 폭 축소

미래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통신 사업자끼리 주고받은 접속료 규모는 총 2조1419억원으로 전체 유·무선 전화 매출(26조3000억원)의 8.1%에 달한다.

통신시장 현황을 보면 이동전화 가입자와 매출은 매년 증가해 2013년 가입자는 2007년 때보다 25%, 매출은 19%씩 늘어났다.

2013년 기준 이동전화 매출도 유선전화보다 8.3배 많았다.

유선전화는 무선통화 시장이 확대되면서 가입자(24%↓)와 통화량(54%↓)이 지속적으로 줄어 시장이 쇠퇴기에 직면했다고 미래부 측은 설명했다.

미래부는 이동전화 접속료를 SKT의 경우 2013년 분당 26.27원에서 2015년 19.53원으로 6.47원(인하율 25.6%) 내리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접속료는 2015년 각각 분당 19.92원, 19.96원으로 2013년 때보다 26.1%, 26.2%씩 인하된다.

통신사 간 접속료 폭은 최근 수년간 접속료 인하 추세를 반영해 축소됐다.

SKT 대비 KT와 유플러스의 접속료 차이 폭(2013년→2015년)은 각각 2.7%에서 2.0%, 3.0%에서 2.2%로 줄었다.

유선전화의 경우 그간 인하 추세를 유지하되 유선사업자의 정산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유·무선 접속료 격차를 줄여 유선사업자의 접속료 부담을 덜어줬다.

KT  기준 유선전화 접속료는 2013년 분당 16.74원에서 13.44원으로 3.3원(인하율 19.7%) 내렸다. 유·무선 접속료 격차는 2013년 9.53원에서 6.09원 줄었다.

유선전화 시장에서 후발 사업자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후발 시외전화 사업자가 KT 시내전화에 지불하는 접속료 면제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터넷 전화의 경우 시내전화에 주는 접속료보다 받는 접속료가 낮아 시장 내 대등한 경쟁이 어렵다고 보고, 인터넷 전화 사업자가 시내전화 사업자에 주는 접속료 할인(23%) 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 ‘도매’와 ‘소매’의 차이?…LG유플만 ‘웃음’

결과적으로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웃게 됐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무선에서 160억원 흑자, 유선에서는 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유일하게 접속료 시장에서 약 4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무선에서 1008억원의 흑자, 유선(SK브로드밴드·SK텔링크)에서 6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총액으로는 39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KT 역시 무선에서 590억원 흑자, 유선에서 430억원 적자를 기록해 약 160억원의 흑자가 났다.

주목할 만한 것은 상호접속료에 있어서는 특정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인정한 반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보완책으로 유력한 요금인가제 폐지는 ‘시장지배력이 없다’는 전제 하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같은 통신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잣대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만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도매’(상호접속료)와 ‘소매’(요금인가제) 부분의 차이”라고 설명했지만 언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현재 추세라면 4~5년 내 상호접속료는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통신사 간 음성 롱텀에벌루션(VoLTE) 연동이 시행되고 통신 환경이 ‘ALL I’P 기반으로 전환되면 음성 접속료는 큰 의미가 없어져서다.

김 과장은 “내년에는 접속체계나 접속정책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과정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는 단일접속료 도입 등 접속제도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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