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오는 1월 통합 산업은행이 공식 출범하면서 계열사 정리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중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업황 부진과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매각작업이 멈췄으나 최근 조선경기 개선이라는 훈풍에 힘입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어떤 움직임이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8월 정부는 정책금융기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내용의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통합된 산업은행은 오는 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산은이 보유중인 조선업체 매각이 가장 우선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황 회복이 진행중인 만큼 매각작업에 탄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그룹의 해체와 함께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이 가장 확실시 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6021만7183주(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5일 답변공시를 통해 골프장 써닝포인트CC를 운영중인 에프엘씨(FLC) 지분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비주력 계열사의 매각은 원활한 인수합병(M&A)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자는 에너지 사업을 영위중인 국내 대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세계 유일의 해양플랜트 건조기술을 보유한데다 LNG(액화천연가스) 및 LPG(액화석유가스)선박 건조 기술력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시너지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시장에서는 GS와 한화, 포스코를 꼽고 있다. 이들 모두 지난 2008년 당시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쉽게 인수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데다 최근 삼성그룹의 에너지사업부문을 인수한 만큼 재도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또 포스코는 철강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권 회장이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만큼 시너지 확보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GS의 경우도 에너지 사업 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에너지전문사업기업으로 확장을 노리고 있어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우조선 매각에도 난관은 있다. 잇따른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인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 들어 ‘공적자금 회수’라는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해외매각을 타진해야 하나 방위산업을 영위중인데다 기술 유출이라는 우려 등으로 국내 여론 및 정부측에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각은 어불성설이다. 팔려도 국내 기업에 팔려야 한다"며 “만약 해외로 매각이 결정된다면 방위사업부를 쪼개 절름발이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하고, 노조측의 반발도 예상돼 (해외 매각은) 고려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에너지 사업을 영위중인 기업들이 대우조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M&A시장은 변수가 커 어느 기업이 유력하다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