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은행의 금리보다 '더 주는' 온라인금융상품이나 고수익 신탁상품, 주식투자로 은행 예금이 이탈하면서 은행권마다 예금 고객 유치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우대금리는 기본이고 해외관광상품, 아이폰6플러스, 벤츠 등으로 선물공세에 나서며 고객 마음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중국 텅쉰차이징(騰訊財經)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 핑안(平安)은행 베이징 모 지점에서는 3만8000위안(약 670만원) 이상 예금을 5년간 예치하는 고객에게 이자 대신 애플 아이폰6 플러스 126GB 모델을 증정했다.
90만3000위안(약 1억6000만원) 이상 예금을 5년간 예치한 고객에게는 심지어 이자 대신 메르세데스 벤츠를 증정하고 있다. 벤츠 A180 모델의 경우 가격이 25만20000위안(약 4500만원)으로 이는 곧 고객에게 연이율 7%에 가까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기준금리 기준 5년만기 예금금리가 4%정도인것을 감안하면 훨씬 이득인 셈이다.
은행권에서 이처럼 예금 유치에 목매달고 있는 이유는 지난 11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권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이탈한 자금은 온라인금융상품이나 고수익 신탁상품, 주식시장 등 상대적으로 은행 예금보다 수익이 높은 곳으로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알리페이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MMF 상품 '위어바오(餘額寶)'의 경우 출시 15개월 만에 5350억 위안의 자금을 끌어모았으며, 가입자 수도 1억4900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영국 총 인구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지난 9월30일 기준 중국인의 고수익신탁상품 투자액은 무려 총 12조9000억 위안에 달했다. 지난 2009년 초 이후 중국 각 신탁관리 자산 액수는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올해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0% 넘게 폭등하면서 예금 자금이 주식시장으로도 몰리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12월 첫째주(12월1~5일) 중국 투자자 신규 증시계좌 개설 수는 60만개에 가까웠다. 이는 전주대비 62%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권의 예금 유치가 과열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홍콩 위안푸(元富)증권 상하이 주재 레이니 위안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권에서 예금이 유실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예금유치 경쟁이 과열될 경우 오히려 은행들의 비용만 높이게 되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랴오창(廖强) 애널리스트도 “특히 영업망이 넓지 않은 중국의 중형은행이나 지역은행에서 예금이 빠르게 이탈하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산관리상품이나 기업예금, 은행간 차입 등 비용이 더높고 리스크가 높은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