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텐센트의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과 QQ메신저를 위협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앱) '모모(陌陌)'가 미국 증시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11일(현지시간) 모모가 공모가 13.5달러에 총 1600만주의 미국주식예탁증권(ADS)를 발행하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고 징화스바오(京華時報)가 12일 보도했다.
이번 모모의 상장 성공은 '뉴욕 증시 상장',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10조원 매출 돌파' 등 '대박' 신화를 몰고다니는 알리바바에게도 희소식이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2년 7월과 지난해 10월 각각 1500만 달러, 1000만 달러씩 총 25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모모의 지분 20.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모모의 나스닥 상장 성공으로 알리바바가 20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최대 수혜자는 바로 모모의 창업자인 탕옌(唐岩)이다. 탕옌은 모모 지분 39.8%를 확보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탕옌은 이번 나스닥 상장으로 자산 7억 달러의 중국 IT 억만장자 대열에 들어섰다.
위치기반서비스(LBS)를 바탕으로 인근의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모모는 총 가입고객 1억8000만명의 중국 3위의 채팅앱이다. 올 들어 9월까지 총 순익도 2620만 달러(288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있는 모모의 뉴욕 증시 데뷔는 알리바바가 웨이신 등을 내세우고 있는 텐센트와 채팅앱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분석했다.
장샤오숭(張曉松) 모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모가 투자자 유치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알리바바"라며 "알리바바와 모모가 함께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장을 하루 앞둔 10일 모모 창업자 탕옌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이미지 타격을 받기도 했다. 탕옌이 몸담았던 포털사이트 왕이(網易)이 성명을 통해 재직기간 '왕이와 모모 겸직' '광고회사 운영하는 부인에 100만 위안 몰아주기' '경찰 구류사실 미공개' 등 부정행위를 했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 그러나 모모가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왕이의 이같은 '발목잡기'가 모모의 상승세를 저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