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통 자동차 쇼룸 전체가 미술관..현대모터스튜디오 英 'UVA'그룹展

2014-12-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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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디어아트 그룹 '움직임의 원2'전..1년간 자동차로 한국여행하며 느낀 추상작품 전시

[영국 미디어아트그룹 UVA 총괄 책임자 매튜 클라크가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저 바깥에 오고 가는 사람들, 거리, 건물, 교차로까지 모든 주변환경이 작품 내용이 될 수 있다. 전시공간에서 바라봤을 때 이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은 작품 고려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우리가 원하는 것은 가장 순수하고 단순한 것에서 오는 경험이다.”

 11일 내한해 한국 기자들과 만난 영국의 미디어아트 그룹 'UVA'(United Visual Artists)총괄 책임자 매튜 클라크는 "멤버들이 1년전 자동차로 한국을 여행하면서 다양한 풍경을 봤다"면서 "이번 전시는 우리 눈이 인식한 것을 더 깊이 있게 분석한 연구결과이며 우리가 느낀 한국의 ‘오방색’을 작품 속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3년 창립된 UVA는 런던을 기반으로 전세계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미술, 음악, 건축, 컴퓨터 디자인, IT 기술, 조명설계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15명으로 구성됐다. 예술과 기술은 떼어놓을 수 없다는 현대미술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들의 작품이 전시된 곳은 서울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전면이 유리로 되어 '미술관같은 브랜드 체험관’이다.

 11일부터 '움직임의 원리2'(Principles of Motion Study 2)를 전시했다. 이전 이곳에서 첫 전시인 '움직임의 원리1'를 선보인바 있다.
 

[우바의 움직임의 원리2전이 전시되어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 /사진=이앤아트 제공]


 구체적 형상이 있는 풍경을 영상으로 만들었던 '움직임의 원리1' 전시와 달리 이번 '움직임의 원리2'는 완전히 추상적인 영상으로 만들었다. 

 UVA 작가들은 “차를 운전하는 것은 움직임과 패턴과 리듬이 운전자의 무의식 속에서 합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목 그대로 ‘움직임’을 우리의 눈이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한 작가들의 연구결과다.

 “우리가 퍼블릭 공간에 설치작업을 할때에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과 작업 간의 상호작용이다. 작품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게 하느냐가 우리 모든 작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작품을 설치 장소에 설치한 다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험한다. 장소와 그에 따른 변화하는 장면이 모든 것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종종 우리는 전시 오픈 당일 밤에 작품을 고치곤 한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작업이 어떻게 보여지느냐를 확인한 다음에서야 진정한 작업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전경. 사진=이앤아트 제공]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 내부에는 이들의 뉴미디어아트 작품인 원형 조형물 5개, 그 위로 영상물이 보이는 별도의 공간 등이 설치됐다. 이 공간에선 세분화된 추상적인 영상이 나오고 있다.

 참여작가인 벤 크로크니에트는 "일반적인 갤러리의 하얀 벽이 아닌, 유리창문을 통해 거리에 훤히 공개되어 있는 특이한 퍼블릭 공간이고, 복잡한 서울 중에서도 더 바쁜 강남의 거리 한복판에 있는 자동차 브랜드체험관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도전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원형조형물은 관객이 돌려볼 수 있고, 돌리는 속도에 따라 나타나는 영상도 달라지는 인터랙티브아트(interactive art)다. 작품 뒤로는 벽 전체를 차지하는 유리창을 통해 도산대로의 바쁜 도시풍경이 보인다. 건물 밖에서도 작품을 훤히 볼 수 있다. 이 작품이 설치된 건물, 건물이 위치한 거리, 그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작품으로 어우러지고 있다.

  건물은 그냥 멈춰 서 있는 죽은 사물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각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에도 자동차 바퀴자국이 나 있는 등, 건물 자체가 자동차를 주제로 한 대형 설치작품인 셈이다. UVA 의 <움직임의 원리2> 전시오픈에 맞춰 ‘카 로테이터’ 차량도 기존 제네시스에서 신형 쏘나타로 교체했다. 전시는 내년 3월말까지. (02)542-3322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전경/사진=이앤아트 제공]


▶‘현대모터스튜디오’=2013년 5월 문을 열었다. 자동차 회사로서 현대차의 정체성을 담은 ‘모터(Motor)’와 창조, 실험의 공간을 상징하는 ‘스튜디오(Studio)’를 합해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창조하고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건물 디자인은 ㈜서아키텍스의 서을호 대표(건축가)가 했다.  건물 3층에서 5층까지 쇼윈도 창문에는 ‘카 로테이터’에 매달린 자동차들이 행인들을 향해 걸려 있고, 때에 따라 조금씩 돌아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지상 6층과 지하 1층, 연면적 3,102.21㎡(약 940평) 규모의 건물 1층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스튜디오(현대미술 전시장), 2층은 자동차서적 전문도서관(2500권 구비)과 커피숍(폴바셋), 3층은 프리미엄 라운지, 4층은 어린이들이 자동차 장난감과 미술도구를 가지고 노는 키즈라운지, 5층은 세계랠리선수권대회(WRC)에 참여했던 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전시된 자동차에 타 보고, 자동차를 구성하는 다양한 소재와 재질을 만지고 체험하는 것은 기본이다. ‘카 로테이터’로 차를 공중에 매단 덕에 차의 하단부를 보고 만져 볼 수 있다. 또 큐레이터 7명과 뮤지엄 도슨트 역할을 하는 ‘구루’ 19명 등 전문직원 26명이 방문자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예약에 따라 맞춤형 투어도 진행한다. 자동차 디자이너와의 대화 등 무료 교육프로그램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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