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의 주머니 뚫고 나온 최상규의 송곳

2014-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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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이다.

최 본부장은 구 부회장에게 처음 발탁된 이후 실적으로 경영능력을 증명하며 성과주의 원칙에 걸맞은 고속승진을 해왔다. 그는 고객중심, 실행력 등을 강조해온 구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부합해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구본준호의 황태자
지난 27일 단행된 LG그룹 인사에서 최 본부장은 유일한 사장 승진자이다. 그는 전무 승진 1년만에 부사장이 되고 다시 3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파격인사의 주인공이 돼왔다.

지난 2010년 남용 부회장이 자진 사퇴하고 LG전자를 맡게 된 구 부회장은 그해 말 첫 인사를 통해 LG하이로지스틱스 대표(상무)를 맡고 있던 최 본부장을 한국영업본부장(전무)으로 발탁해왔다.

당시 구 부회장이 임명하거나 발탁한 인물 중 권희원 전 HE사업본부장은 LG전자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박종석 MC사업본부장도 이번에 LG 조준호 사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즉, 구 부회장의 인선에서 현재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최 본부장이다.

최 본부장은 구 부회장이 조직개편 등 체제 전환으로 이전 남용 부회장의 색깔을 지우는 데 중책을 맡아 왔다. 남용 부회장이 외국인 경영진을 기용하고 영어 회의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화에 초점을 맞추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만큼 역으로 내수 강화 선봉에 선 최 본부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 구본준식 경영에 적임
구 부회장은 취임 이후 ‘1등 LG’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분위기 쇄신에 힘썼다. 특히 구 부회장은 “고객이 최우선”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생각하고 빠르게 준비해 독하게 실행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최 본부장도 제품별‧매장별 이기는 전략, 고객 눈높이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에 무게를 뒀다.

최 본부장은 1981년 LG전자(옛 금성사)에 입사해 유통기획실장, 전략유통팀장, 한국서비스담당 등을 거치며 서비스, 물류 경험도 쌓은 LG전자의 대표 ‘영업통’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살려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은 이후 ‘3D로 한판 붙자’ 등 도전정신을 강조한 구본준식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특히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시도가 눈에 띈다. 2011년에는 3D TV 마케팅 이벤트로 수천명의 고객을 초청해 야외 3D 영화를 상영하면서 한국 기네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매년 삼성과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면 1500여명의 영업본부 임직원들을 모두 대동하고 ‘한판 붙자’는 문구가 담긴 초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의 무더위와 원전 이슈가 불거졌을 때는 초절전 제품의 대규모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등 시류에 적절한 전략도 구사했다.

◆ 실적으로 증명한 경영능력
최 본부장은 최근 고객의 생각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아이디어LG’를 실시하고 있다. 아이디어LG는 일반인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 제안, 평가, 제품화 과정에 참여하고 기여도에 따라 판매 수익을 나눠 갖는 제도로서, 참여자 수가 13만명을 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최 본부장은 고객관점의 경영철학, 탁월한 사업감각과 강한 실행력으로 사업성과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LG전자의 한국매출은 2011년 12조3684억원, 2012년 13조5619억원, 지난해 14조4494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들어서도 3분기까지 전년동기보다 2.5% 높은 11조399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세계 지역별 매출 중 한국매출이 최대이며, 그 비중은 2011년 21.4%, 2012년 24.6%, 2013년 24.8%, 올 3분기 누적 기준 25.5%로 지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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