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화학·방산 매각으로 그룹분할 명확…이재용 ‘전자·금융·건설’ 주도 유력

2014-11-2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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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삼성그룹이 26일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계열사 매각을 확정하면서 경영권의 3세 승계 구도가 보다 명확해졌다.

화학 사업이 사실상 삼성에서 철수하면서 구조가 전자, 금융,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 지배구조 단순화 탄력

삼성이 한화그룹으로 매각하는 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4개사로, 매각이 완료되면 화학 계열사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만 남게 된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자·금융·중화학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화학·방위산업 부문의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해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그룹내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겼으며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이후 삼성SDS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제일모직은 다음 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사업재편은 그룹의 핵심을 담당한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이재용 부회장, 전자·금융·건설 등 맡을 듯

화학부문이 사실상 그룹에서 빠지면서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그룹 분할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제기된 삼성그룹 분할 시나리오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건설 부문을 맡고, 이부진 사장이 호텔·상사·중화학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맡는 것이었다.

화학 계열사가 의미가 없어지면서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상사 부문을 맡는 것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양대 축으로 한 전자·금융 부문과 삼성물산 중심의 건설 부문에 주력하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과 상사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건설사업부문은 삼성물산이 토목·건축·주택, 삼성중공업이 토목·건축, 삼성엔지니어링이 플랜트, 제일모직이 골프장·리조트 건설 등을 맡는 등 여러 계열사로 흩어져 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사장 외에 2010년부터 삼성물산 고문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고문은 건설부문이 아니라 상사 부문으로 신라면세점 등 호텔·유통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사부문 고문을 겸하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과 미디어·광고 부문인 제일기획에 이미 주력하고 있어 이번 화학 계열사 매각으로 사업부문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각되는 4개 화학·방산 계열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은 거의 없다.

이부진 사장이 삼성종합화학 지분 4.95%를 보유했으며, 이건희 회장이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0.97%를 갖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5.1%와 삼성SDS 11.3%, 삼성전자 0.6%, 삼성자산운용 7.7% 등을 보유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제일모직 지분 8.3%와 삼성SDS 지분 3.9%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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