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40대 소장파 건축가가 국내 대표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례적이다.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연 건축가 조민석(48)의 첫 개인전 '매스스터디스 건축하기 전/후'다. 조씨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긴 인물이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조민석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이끄는 네덜란드 설계사무소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에서 근무하고 1998년 건축가 제임스 슬레이드와 뉴욕에서 '조슬레이드 아키텍처'를 설립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다 2003년 귀국했다.
전시는 조민석과 매스스터디스의 주요 작품을 건축 완성 이전(Before)과 이후(After)로 나눠 흑백으로 구분된 공간에 펼쳤다. 건축가 조민석의 머릿속을 전시장에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2003년 매스스터디스 설립후 12년간 진행한 프로젝트 사진 드로잉 도면 모형 자재등 283점의 자료가 3개의 공간에 나뉘어 전시됐다.
'Before' 전시장에는 마치 매스스터디스 사무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주요 작품의 설계 도면과 모형 등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국제박람회 기구(B.I.E)가 수여하는 건축 부문 은상을 받은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2010년), 다음 제주 본사인 '다음 스페이스닷원'(2011년) 등 주요 작품의 모형을 만나볼 수 있다.
'After' 전시장에서는 이미 완성된 건축물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건축가의 개념이 구현된 결과물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애초 건축 의도보다 좋게, 어떨 때는 난감하게 쓰이는" 건물의 모습이 사진과 영상 등으로 소개된다. 글라스 파빌리온에는 750개의 훌라후프를 엮어서 만든 지름 9m 의 원형 임시구조물 링돔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링돔은 뉴욕과 밀라노 요코하마등에 설치되어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1577-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