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성장전략인 ‘옴니 채널’ 구축을 위한 첫걸음이 롯데카드에서 시작됐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롯데멤버스 사업부문을 분할해 롯데멤버스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관련업계는 옴니 채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롯데멤버스가 쌓아둔 정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성을 느껴 분사를 결정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멤버스는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8년 만에 회원 2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롯데그룹 계열 제휴사들의 고객 구매정보 등을 축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에 비해 양질의 고객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멤버스를 계열사 내 사업부문으로 남겨두는 데 한계를 느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 9월 롯데카드는 롯데포인트 운영 기준을 변경해 롯데카드포인트와 롯데멤버스포인트를 나누는 등 서비스 영역을 구분했다. 또 같은 달 구성된 옴니 채널 추진위원회에서 롯데멤버스 분할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롯데멤버스 분할 결의 나흘 뒤인 지난 18일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다시 한번 옴니 채널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옴니 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롯데멤버스 분할 결의로 신 회장의 옴니 채널 구축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3월 그가 직접 “국내 유통업계에서 옴니 채널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니 관련 전략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이후 8개월 만에 회사 분할 등의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회장이 옴니 채널 완성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있다.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제2롯데월드몰 안전성 논란 등을 남겨두고 서비스 구축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옴니 채널에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 롯데그룹 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별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글로벌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옴니 채널을 운영 중이며, 신세계그룹과 GS리테일 등도 옴니 채널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