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감원장 사임, 무엇이 발목잡았나…인사태풍 예고(종합)

2014-11-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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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개최된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김부원·이수경·문지훈 기자 =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았던 금융권의 사건·사고와 KB금융 사태 등이 결국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사임을 결심하도록 만들었다. 원장 교체에 따라 금감원은 조직개편을 비롯해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인사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수현 원장, 금융권 사건·사고에 책임 
최 원장은 18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건·사고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임기를 1년 4개월 남긴 시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의 표명은 갑작스럽게 이뤄졌지만 이전까지 최 원장은 금융권 안팎으로부터 적지 않은 사퇴 압박에 시달려온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 취임 이후 금융권에서는 유난히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지난해 불거진 동양그룹 사태의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최 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올 초 3개 카드사에서 1억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무엇보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불거진 KB금융그룹 사태가 장기화되고, 급기야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 결정을 최 원장이 뒤집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초래되면서 사퇴 압박이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 대한 경징계 결정을 뒤집은 것에 대해서는 최 원장이 아니었으면 하지 못했을 소신있는 결단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금감원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태풍 예고

최 원장의 후임으로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내정되면서 향후 금감원 내 인사태풍이 불 전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금융위원회는 곧바로 후임에 진 사장을 임명 제청했다.

수장이 바뀌게 되면서 조만간 금감원 내 조직개편과 인사조치가 예상된다. 진 사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임원진의 연배도 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행정고시 25회로 진 사장(28회)보다 선배인 최종구 수석부원장이 곧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내부는 물론 금융위나 기획재정부에서 후임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영제 부원장과 박영준 부원장은 진 사장보다 나이가 많다. 퇴진 수순을 밟거나 수석부원장 승진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이밖에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보)을 비롯해 총 4명의 부원장보가 진 사장보다 높은 연배여서 인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임원들은 새로운 수장이 오면 일괄 사표를 제출한 후 재신임을 묻는 형태로 후속 인사가 진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원 인사는 연내 진행할 수 있겠지만 국장급과 아래 직원까지 인사를 단행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최 원장의 경우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마무리하기까지 약 두 달이 소요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거취에도 주목

신제윤 위원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 동양사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KB금융 사태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최 원장뿐만 아니라 신 위원장에 대한 사퇴설도 꾸준히 거론됐다.

그러나 최 원장과 신 위원장은 사퇴설이 거론될 때마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그동안의 사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뜻이 있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동안 사건·사고가 불거질 때마다 사퇴를 거부해왔던 최 원장이 이날 갑작스레 금감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신 위원장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금감원 수장 교체로 그동안 추진됐던 주요 정책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특히 최근까지 최 원장은 관계형금융을 금융권에 뿌리내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었다. 또 ING생명 등 자살보험금 미지급 보험사들에 대한 제재와 관련해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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