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기 침체로 기업 사회공헌 지출 13.6% 줄어”

2014-11-12 11:03
  • 글자크기 설정

2013년 기업 사회공헌 규모 2조8115억원, 전년 대비 13.6% 감소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우리 기업들이 대내외 경기침체로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주요 기업들의 2013년 사회공헌 지출 규모가 전년대비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상위 500대 및 회원사 등 600개사를 대상으로 사회공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34개사의 2013년 사회공헌지출 총액은 2조8114억 833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회공헌 지출액이 감소한 주요 이유는 응답 기업들의 2013년 세전이익이 전년에 비해 22% 감소하는 등 기업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12년 추진되었던 병원 건립 등 대규모 사업이 마무리되고, 일부 사업들에서는 이미 출연금 목표가 조기 달성됨에 따라 2013년 이후 추가 출연이 없었던 것 역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사회공헌 규모는 감소했으나,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사회공헌 지출비율은 3.76%로 2012년 3.37%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기업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일본 기업의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지출비율 1.77%(2013년 기준 331개사, 게이단롄)과 비교해보더라도 우리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 수준은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성 숭실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의 경우 사회공헌에 있어 양적 조정기를 거쳤으나, 지난 20년간 우리 기업들은 그러한 조정기 없이 경제 환경과 무관하게 사회공헌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아왔다”며, “이제는 앞으로의 동력을 위해 지금까지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기업 사회공헌이 규모면에서 다소 감소한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내실을 강화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분석결과, 우선 우리 기업들은 우수한 프로그램의 적용과 확산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드림클래스의 운영매뉴얼 공유, 현대제철의 정책토론회를 통한 국가 정책화 노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기업 사회공헌 결과물이 실제 법제화된 사례도 있다. 삼성화재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제시한 ‘고속도로 좌석 안전띠 실태현황’이 대표 사례로, 당시의 조사결과가 자동차 뒷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 법안 마련의 기초자료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요즘 기업 사회공헌의 가장 큰 화두가 사회적 영향력인 만큼, 기업들은 지식 공유나 정책화 등을 통한 프로그램의 확산으로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일시적 지원보다 기업의 기술과 네트워크 활용과 함께 지원대상의 특성에 맞는 자립기반을 제공하기도 한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 CJ오쇼핑 등 홈쇼핑업체는 판로 확보가 시급한 사회적기업이나 농촌을 위해 방송시간을 별도로 편성하고, 교보생명은 보험업의 특성을 살려 실직여성가장을 간병인력으로 양성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사회에 실제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이종산업 타기업, 학계, 지자체 등 다양한 전문 조직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의 통합예술집단치료프로그램인 ‘마음톡톡’은 각 분야의 전문 교수진들과 예술치료사, 지역복지기관 및 학교 등이 함께 협업해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전용 휴대폰을 개발하는 LG전자는 음성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LG상남도서관과 협업으로 시각장애인들도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슈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거나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대중 밀착형’ 사업도 많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교통안전캠페인을 통해 어린이 교통안전 지식을 제고하고, 아모레퍼시픽은 유방 건강에 대한 의식 향상을 위해 핑크리본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민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거나, 누구나 다양한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쉽게 누릴 수 있도록 문화예술체육에 대한 투자도 증가 추세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은 제품을 개발하듯이 좋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 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우리 기업들이 단순 기부자가 아닌 직접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주체가 되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