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산업의 큰 별 지다"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은 누구?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한국 섬유산업의 큰 별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8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작고한 이동찬 명예회장은 국내 섬유산업의 종가인 코오롱그룹을 세운 주역이다.

이동찬 명예회장은 2세대 경영자지만 창업주인 부친 고(故) 이원만 선대회장을 도와 창업 초기부터 회사의 기틀을 다진 창업 1.5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경북 영일 출신인 이 명예회장은 이 선대회장이 1935년 일본에서 모자 사업을 시작할 때 함께 건너가 부친의 일을 도우며 오사카흥국상고와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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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건너온 이 명예회장은 1957년 부친과 함께 코오롱그룹의 모태인 한국나일론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의 나일론 공장을 세웠다.

이 창업주가 다시 정계에 진출하자 이 명예회장은 1977년 삼촌인 이원천 코오롱TNS 전 회장에 이어 코오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 명예회장은 취임 후 필름과 산업자재, 첨단 섬유제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코오롱그룹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이후 1996년 장남인 이웅열 현 코오롱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줄 때까지 약 20년간 코오롱그룹과 국내 섬유산업을 이끌었다.

고인은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4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1989년 경제단체협의회 회장을 지내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단체장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 체육계 발전에도 큰 관심을 뒀던 이 명예회장은 1970년 여자실업농구연맹 회장을 비롯해 1980∼1990년대 대한농구협회장, 대한골프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명예회장은 고교마라톤대회를 만들고 코오롱 마라톤팀을 운영하며 이봉주 등 마라톤 선수들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1996년 은퇴한 뒤에는 취미로 삼던 미술 활동에 전념하며 1992년 고희전, 2001년 팔순전 등 개인전을 열었다. 아울러 그룹 산하 오운문화재단의 복지사업과 캠페인 등을 펼치며 사회공헌 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유족으로는 이웅열 회장 등 1남 5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