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시대… 엔화 예금을 들까? 위안화 예금을 들까?

2014-11-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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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저금리 기조와 함께 강달러·엔저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외화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금을 굴릴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외화예금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화예금에 대해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외화예금은 원화를 달러·엔화·위안화 등 해당 통화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이를 해당 통화 또는 원화로 다시 환전해 받는 상품이다. 환율이 가입할 당시보다 오를 경우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큰 것을 기회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면서 "이에 엔화예금을 비롯한 외화예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엔화예금의 경우 금리는 연 1% 안팎에 불과하지만 최근 엔저에 따른 향후 환차익을 고려하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7일 오후 5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6.83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1074.87원)와 비교해 128원(11.9%)이나 떨어진 상황이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부 팀장은 "최근 엔화가 너무 약세이기 때문에 나중에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을 생각하고 엔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예금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한국은행이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2% 초반대 수준으로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위안화예금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 자료를 보면 10월 말 현재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은 217억 달러(22조9000억원)로, 전월보다 13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전체 거주자 외화예금(664억1000만 달러) 중 위안화 비중은 32.7%로 전월 최고치를 다시 넘어섰다.

그동안 중국계 은행들이 주로 선보였던 위안화예금 상품을 국내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일 글로벌 위안화 예금 패키지를 출시했다. 특별 우대금리 0.2%를 포함해 연간 최대 3.07% 금리를 준다. 외환은행도 오는 12일 연 3.1% 이자율의 하이차이나 위안화 정기예금을 선보인다. 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달 중순 위안화 특판예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6일 중국 교통은행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공식 출범하면서 위안화 관련 상품 출시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환율 변동성에 따른 손실 우려가 큰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관석 팀장은 "환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고 현 수준으로 상당 기간 환율이 머물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기 자산 10% 이내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변동성이 큰 것을 노리는 것은 좋지만 한번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는 것보다 환율 변동 상황을 보면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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