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일본이 세계를 상대로 또 뒤통수를 쳤다. 아베 정부와 일본중앙은행(BOJ)은 지난 달 말 2차 양적완화를 결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이고 있고, 산업계가 바짝 긴장중인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엇갈린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BOJ는 통화량과 자산매입규모를 종전에 비해 늘리는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의 이같은 조치에 힘입어 달러·엔 환율은 지난 4일 기준 113엔선을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추가양적완화 발표 이전에는 108엔선을 기록하며 110엔선을 하회하고 있었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엔저 영향에 대해 다소 미묘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매출처 다각화로 우려가 없다는 의견인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제철의 경우 실적저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지난 2012년 전세계에 판매한 자동차용 강판은 735만t에서 2013년은 765만t으로 확대됐다. 2014년 말에는 816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용 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생산량인 3500만t의 23% 수준이다. 하지만 포스코측은 비교적 여유롭다. 자동차용 강판 비중이 높아도 일본차와 치열하게 경쟁중인 현대·기아차향 물량이 100만t 수준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중인 만큼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일본 자동차 업체에도 강판을 납품하고 있어 엔저효과에 편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현대제철의 경우 직격탄이 예상된다.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은 연 490만t 수준으로 전량이 현대·기아차에 납품되고 있는 만큼 엔저로 인한 글로벌 점유율 하락은 실적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지난 7월 8.3%를 기록한 이후 지난 10월 7.4%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엔저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는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현대제철이 가장 민감한 만큼 예의 주시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고강도의 원가절감에 나서는 등 실적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