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자동차업계서 한국지엠 ‘여풍당당(女風堂堂)’ 이유는?

2014-11-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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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회째 맞은 ‘여성 컨퍼런스’ 업계 유일 개최

여성의 섬세한 감성, 기획·개발·마케팅 반영 노력

한국지엠이 5일 ‘함께 꿈꾸고 함께 성장하는 우리’라는 주제로 제 4회 여성 컨퍼런스를 개최한 가운데 행사에 참여한 세르지오 호샤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여직원들이 손을 맞잡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대표적 ‘남초’ 업종인 자동차 업계에서 여성인재 육성으로 여풍(女風)을 일으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인재 발굴·육성은 유독 여성이 적은 자동차업계 만이 아니라 모든 제조업체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5일 서울 쉐라톤 디큐브호텔에서 열린 ‘2014 여성 컨퍼런스’에서 한국지엠 및 협력사 450여명의 여직원들에게 “엄마이자 아내, 전문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남성으로 사는 것보다 어렵지만 여성들의 더 많은 활약을 부탁한다”며 “자동차 업계도 여성 임원들이 늘면서 여성리더십이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고위급에 여성임원이 포진해있다. 한국지엠 최고집행위원회(EC) 위원 중 12%는 여성이다. 부사장 10명 중 2명도 지난 3월 전무에서 승진한 황지나 부사장과 미네르마 마티백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여성이 채웠다. 자동차 업계 사상 최초의 여성 최고책임자(CEO)는 메리 바라로 지엠에서 배출했다.

국내 자동차 및 제조업 중에서 여성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도 한국지엠이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 공시제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여직원 비율은 5.2%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은 현대‧기아차(3.8%), 르노삼성(2.9%), 쌍용차(2.3%) 순이었다. 한국지엠의 여직원 수는 876명으로 출범 초기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사무직원 중 여직원 비중은 2002년 8%에서 올해 14%까지 늘었다.

그동안 육체노동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업계에서 여성의 역할은 부각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운전자 10명 가운데 4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운전자들이 크게 늘면서 한국지엠은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까지 여성의 감성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황지나 부사장은 “표면은 차가운 강철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감성적인 작품인 자동차를 디자인, 생산, 판매하는 데 여성들의 세심한 감성이 특별한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더해져 스파크 차량 내부 인테리어로 쇼핑 훅, 코트 훅, 하이힐 보관용 시트 언더 트레이 등 편의장치들이 마련되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여성 컨퍼런스뿐만 아니라 ‘여성위원회’를 조직해 여성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여성위원회의 여직원들은 한국지엠의 전제품 시승을 통해 외관, 인테리어, 주행, 엔진 성능 등 제품을 평가해 제품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여성 운전자의 비중은 40%에 그치지만 남편이 자동차를 고를 때 아내의 의견도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자동차시장에서 여성의 영향력은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지엠은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내년 초 부평공장 근처에 7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직원 자녀대상 보육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공장 내 보건소 규모를 2배 확장해 여성 건강검진 구역을 별도 마련했다. 아울러 워킹맘 패키지도 제공하고 있다. 육아책자, 태아검진 휴가,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출입증에 일반직원과 달리 핑크색 목걸이 표시로 초과근무를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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