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적완화에 코스피 1950선 후퇴… 수출주 추풍낙엽

2014-11-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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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로 우리 수출주를 위협하면서 코스피가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간판 수출주인 자동차주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고, 화학이나 기계, 전기·전자 같은 다른 수출주도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내수주만 상대적으로 엔저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인식에 오름세를 보였다.
3일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0.58%(11.46포인트) 하락한 1952.97을 기록한 가운데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업종지수는 하루 만에 4.16% 내린 1878.72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중앙은행(BOJ)이 10월 말 연간 양적완화 규모를 7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엔저를 심화시킨 영향이 컸다. 엔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112.99엔까지 올라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운송장비업종 대장주인 현대자동차 주가는 하루 만에 6% 가까이 하락하면서 16만원까지 밀렸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각각 5% 내외 하락폭을 보였다.

외국인은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약 28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이날에는 7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기관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약 5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을 보면 현대차(2위)와 기아차(8위)가 나란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10위권 종목에도 현대중공업이나 LG화학, 삼성중공업 같은 수출주가 줄줄이 포함됐다.

운수장비업종뿐 아니라 의료정밀 업종이 디아이(-9.77%)를 중심으로 2.63% 하락했다. 은행(-1.91%)이나 기계(-1.58%), 전기가스(-1.01%), 전기·전자(-0.47%), 철강금속(-0.46%)도 최대 2%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123만5000원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0.72% 떨어졌다. 삼성전기(-6.57%)와 삼성테크윈(-6.25%), 삼성SDI(-2.78%)를 비롯한 나머지 삼성그룹주도 대부분 내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종목 1위로 대장주인 삼성전자(약 490억원)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우리 증시 등락을 결정하는 대형 수출주 실적이 가뜩이나 부진한 상태에서 엔저 심화가 수출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익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우리 기업 수출을 더디게 할 변수로 등장했다"며 "뚜렷한 호재와 악재가 없었던 상황에 국내 주가는 환율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율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업종은 선방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2% 상승했고, 통신업도 2.55% 올랐다. 비금속광물(1.34%) 및 섬유·의복(0.90%), 종이·목재(0.53%), 음식료품(0.33%)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저 부담이 크지 않은 내수와 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나 양적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어 정책수혜주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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