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30일 발표한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통해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주택 월세 대출을 신설키로 했다. 주택 매매 자금이나 전세 보증금 대출이 아닌 월세 대출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출 대상은 앞으로 소득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취업준비생과 자활의지가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근로 중인 기초생활수급자로 '희망키움통장' 가입자 △근로장려세제(EITC) 가입자다. 취업준비생은 부모 연소득(부부 합산)이 3000만원 이하면서 부모와 따로 사는 만 35세 이하의 고등학교 이상 졸업생(졸업 3년 이하)이어야 한다. 희망키움통장 가입자는 통장 가입 요건(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60% 이상인 기초생활수급자)을 충족해야 한다.
대출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 2% 금리로 매월 최대 30만원씩 24개월간 72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30만원은 2012년 주거실태조사를 통해 나온 1~4분위 가구의 평균 월세 부담액(25만7000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상품을 1년 이상 이용하면서 연체일수가 30일 이내인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 대출 이용 시 금리 0.2%포인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가 마련한 예산은 500억원으로 약 700명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년간 시범운영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비자발적인 보증부 월세 거주 가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로 임대하는 보증부 월세에 거주하는 가구에 대해 보증금이 낮을수록 지원금리를 우대하기로 했다. 현재 LH는 매년 약 2만7000가구를 전세 임차 후 후 저소득층에게 보증금 연 2%의 임대료로 재임대하고 있다. 보증금이 순수전세보다 적은데도 금리는 같아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보증금 수준에 따라 전세임대 지원금리를 차등화해 대출 규모 2000만원 이하는 1.0%, 2000만~4000만원 이하는 1.5%, 4000만원 초과는 2%를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주택기금 대출 시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및 저소득가구 전세자금을 버팀목 대출(가칭)로 통합한다. 현재 금리는 근로자서민 3.3%, 저소득가구 2.7%이지만 1.7~3.3%꺼자 차등 적용된다.
월세 대출의 경우 담보 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재원인 주택기금 건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전체 자산이 105조원인 주택기금 건정성이 크게 저하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저소득·저신용자에게 대출하는 새희망홀씨 대출 연체율(3.53%)과 부실율(7.13%)을 감안하면 예상 연체율은 5~10% 정도로 추정했다.
월세 전환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월세 정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집주인의 월세 전환 속도를 늦춰야 전세물량 공급에 숨통이 트일 텐데 월세 주거비를 부담해 세입자들의 월세 이동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임차시장 불안을 다독일 확실한 주택공급과 전세 수요 압박을 덜어줄 세제 완화 방안이 없다”며 “거스를 수 대세이니 빠른 월세화를 받아들이라는 것인지 월세전환 속도를 줄여 전세 세입자의 고통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애매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