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사이버 검열’ 논란, 국내 IT 기업 신뢰도 회복 ‘골머리’

2014-10-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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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다음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다음카카오에서 시작된 정부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국내 IT 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에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사찰 의혹이 이어지며 고객 신뢰도가 위험 수위까지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정부의 과도한 검열 의지에 있다는 점에서 고객정보보호를 우선시하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 뿐 아니라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등 대표적인 국내 IT 기업들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사이버 검열’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이석우 공동대표의 ‘실시간 감청 불응’ 발언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설비도 없으며 그런 시스템을 갖출 의향도 없다”며 ‘실시간 감청 불응’ 방침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장우 원내대변인이 “다음카카오의 입장은 일반 기업이 법 위에 존재하려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비판한데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김하중 법률위원장 역시 “법치주의에 역행하는 검찰과 다른없는 태도”라고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역풍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국내 포털 1위 기업인 네이버 역시 ‘사이버 검열’ 의혹을 피하지 못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20일 국정감사를 위해 소집된 회의에서 네이버 자회사인 캠프 모바일의 모바일 SNS인 밴드 사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이람 대표를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밴드 사찰 의혹을 처음으로 주장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기업 이미지 훼손 등을 위해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청을 결정했다”고 강조했지만 다음카카오에 이어 네이버 마저도 검열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IT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이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수사기관을 위한 전용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기업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논란이 진정되는 추세지만 ‘사이버 검열’ 여파가 게임업계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여전히 남아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이버 검열’ 논란에 대해 정부의 과도한 요구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국내 IT 기업들을 지나치게 가해자 취급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 대립할 수 없는 기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건 지나치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보다 엄격하고 고객 중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이번 논란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잠재적 문제로 거론됐던 고객정보보호 부분이 확실한 개선 방향을 설정할 경우 오히려 기업 성장에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사용자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측의 보안강화 대책과 대체 서비스가 제한적인 만큼 이런 우려는 점차 불식될 것”이라며 “코리안클릭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2째주 기준 카카오톡 순이용자수는 2668만명으로 오히려 8~ 9월 평균 2521만명대비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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