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영국 정부가 서방 국가로는 최초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이로써 위안화의 가치를 세계 3대 국제화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행보가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16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에 따르면 영국 재정부는 14일(현지시간) 30억 위안 어치 3년 만기 국채를 수익률 2.7%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방국가 최초의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이자, 중국을 제외한 국가로서는 최대 규모다.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영국의 외환보유액에 편입될 예정이어서 위안화 국제화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차오이더(喬依德) 중국 상하이발전연구기금회 비서장은 "영국의 위안화 국채 발행은 매우 큰 의의가 있다"고 평했다.
차오 비서장은 지난해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중앙은행(BOJ), 캐나다중앙은행(BOC),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주요 6개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맺었던 긴급유동성 대출조건을 영구적으로 전환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만 고립될 것을 우려했으나, 현재 위안화를 둘러싼 외환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우려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위안화 가치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위안화의 국제적 가치는 최근 몇년 새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ECB는 오는 15일 열리는 정책회의를 통해 위안화의 외환보유액 편입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으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위안화 국제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 또한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 금융개혁의 심화 추세에 힘입어 더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시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 소식”이라면서 “일부 선진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이미 위안화를 외환보유액에 편입시켜 사용하고 있으나, 다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위안화 국제화가 큰 진전을 이뤄내고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