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순천의 한 중형병원이 개원 일등공신이었던 대표원장을 전격 제명,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됐다.
13일 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순천 드림내과는 지난 1월 원장회의를 열고 당시 대표 원장이던 임모(54)씨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했다.
임 전 대표를 해임한 원장은 모두 4명이다. 이들 중 3명은 지난 2006년 임 대표가 드림내과를 출범시키면서 합류한 대학 후배들이었다.
특히 일부 원장은 사전 출자금 없이, 또는 안정궤도에 올랐을 때 개원 초기와 같은 조건으로 임 전 대표가 합류시킨 인물들이다.
이들은 임 전 대표 제명 사유로 "임 원장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병원 운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며 "대출 연장 지연, 배당금 임의 산출·지급 등으로 신뢰 관계 파기와 병원 운영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주된 이유다.
임 전 대표가 하루아침에 해임 된 것은 의료계에 만연한 비도덕적 행태들이 자신의 병원에서 자행되고 있음을 감지, 이를 문제 삼으면서부터다.
의약품 납품 대가로 리베이트를 준 제약사는 물론 받은 의사까지 처벌하는 이른바 '쌍벌제' 도입 문제가 본격화되던 지난 2010년 이 병원은 원장회의를 통해 의약품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하자고 결의했다.
하지만 이후 임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원장들의 불법 관행이 내부적으로 발각된 후 이들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여기에 불법적 대리진료 문제, 부당한 자금지출 등 사사건건 마찰을 빚으며 임 전 대표와 4명의 원장 간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 결국 임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원장에서 해임된데 이어 지난 1월, 이들 4명의 후배들로부터 병원에서 쫓겨난 신세가 됐다.
임 전 대표는 "자신의 제명은 부당하다"며 '제명의결무효 확인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1심 법원인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최근 '신뢰관계의 파탄'사유를 들어 공동원장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공동원장들은 법원에 제출한 반박서면을 통해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를 문제 삼아 자신들을 압박했다"며 "대표원장으로서 대외활동을 한다는 명목으로 일요일 당직 근무를 하지 않는 등 신뢰관계 파기의 책임은 임 전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업계에선 지역 시민단체 대표 활동을 해온 임 전 원장의 원칙론 때문에 축출 당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더욱이 이 병원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었기에 그의 제명 배경에 쑥덕공론이 분분하다.
순천드림내과는 개원 첫해인 2007년 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2009년 60억, 2010년 70억, 2012년 88억원 등 성장률은 매년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중소규모 내과 전문병원으로서는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