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시진핑식 외교 재조명...다양한 '최초' 이정표 세워

2014-10-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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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외교 행보가 다양한 '최초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조명 받고 있다. 

11일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은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총 10차례에 걸쳐 28개 국가를 방문했으며, 이는 중국 외교의 로드맵을 그려가며 새로운 외교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간의 '시진핑식 외교' 가운데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서니랜즈에서 보여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인 이른바 '장원(庄園) 회동'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당시 두 정상은 넥타이도 매지 않은 채 장시간에 걸쳐 공원을 산책하며 '격식 없는' 파격 외교를 선보였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시 주석이 당시 회동을 통해 중미 두 나라의 '상호존중과 합작공영'의 원칙을 처음으로 실현했다고 평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교수는 "당시 회동은 양국의 관계가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실질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됐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당시 회동은 중미관계 역사상 매우 특별한 것"이라면서 "양국 정상이 개인적 신뢰를 구축하고 양국관계의 안정과 정치적 신뢰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체는 시 주석의 '점혈'(點穴)식 외교'도 재조명했다. 

'점혈 외교'는 지난 2월 시 주석이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대만 언론인 연합보에 의해 처음 사용된 표현이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스포츠 행사에 참석하는 '스포츠 외교'를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점혈은 침을 놓으려고 혈을 잡는 기술을 뜻하지만, 중국에서는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상상 속의 무공기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 주석이 43시간의 짦은 시간 동안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회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등 12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해낸 것이 순식간에 효과적으로 급소를 찔러 상대를 제압하는 중국 무술 속 '점혈' 기술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시 주석의 점혈 외교는 7월 한국 방문과 8월 몽골 방문에서도 발휘됐다. 중국 지도자가 개별 국가 1곳만을 단독으로 방문한 것은 시 주석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빠르고, 효율성이 크며 기동성이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건국 이래 처음으로 '주변외교공작(업무) 좌담회'을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시 주석은 주변국과의 외교키워드를 친(親), 성(誠), 혜(惠), 용(容)의 넉(4)자로 정리하며 외교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중국이 야심차게 구상해낸 아시아 지역경제협력 계획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또한 시 주석 외교의 새로운 특징으로 꼽혔다. '일대일로'란 중국의 동부, 중부, 서부와 주변부 지역을 잇는 광범위한 경제회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으로,  ‘일대’는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그리고 ‘일로’는 동남아와 서남아를 거쳐 중동, 아프리카, 최종적으로 유럽까지 이어지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쑤하오(蘇浩)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주변 외교의 최정점에 있는 계획으로서 '일대일로'는 중국 외교를 통해 국내와 국제라는 두가지 큰 흐름을 새롭게 연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은 지난 3월 유럽 방문에서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 "중국이 유럽의 일체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본부도 처음으로 찾아 '중국판 문명관'을 역설하기도 했다. 

추이훙젠(崔洪建)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부 주임은 이와 관련, "문명적인 각도에서 중국과 다른 국가와의 관계를 대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중국 외교가 매우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시 주석은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핵안보관'을 처음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 주석의 외교 행보를 두고 과거의 '도광양회'(韜光養晦·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힘을 기르며 기다린다)에서 전방위 '대국 외교'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시 주석은 오는 11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또 한번 자신만의 외교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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