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이날 김씨가 공항에 도착하자 김혜경씨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 인천지검으로 압송해 조사에 들어갔다.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인 김혜경씨는 자진 귀국이 아닌 강제 추방 형식으로 송환됐다. 검찰은 김혜경씨를 곧바로 체포해 2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로서는 김혜경씨의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를 입증해 처벌을 받게 하는게 1차 목표다. 이밖에도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측근으로 '자금줄'을 쥐었던 김씨를 통해 유씨 일가의 차명재산을 추가로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검찰 안팎에서는 유 전 회장의 비서를 지낸 김씨가 그의 차명재산을 오랫동안 관리한 사실상 '회장의 금고지기'라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김씨는 세월호 사고 선사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등 3개 계열사의 대주주에 올라 있다.
김씨는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지분율 19.44%)씨와 차남 혁기(42·19.44%)씨 다음으로 많은 지분(6.29%)을 갖고 있다. 각각 2.5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 전 회장의 두 딸 섬나(48)씨와 상나(46)씨보다 많이 보유한 것이다. 특히 김씨는 이익이 나는 계열사 지분만 보유하며 상당한 금액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회장이 생전에 "김혜경이 입을 열면 구원파는 망한다"고 말할 정도로 김씨는 유 전 회장과 세모그룹, 구원파와 관련된 자금도 총괄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이 최근까지 찾아낸 김씨 소유의 유 전회장 차명재산은 주식과 부동산을 포함해 224억원 가량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세간에 1000억 원대 규모로 알려진 은닉재산에 대해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김씨를 통해 끝까지 유 전 회장의 은닉 재산을 찾겠다는 방침이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차명재산의 규모로 볼 때 정부가 추산한 세월호 사고 수습 비용 6000억원을 감당할 수준의 거액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김씨가 세월호 실소유주로 확인된 유 전 회장의 최측근 자금관리인으로 보고 지난 4월 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김씨는 세월호 사고 이전인 지난 3월 27일 이미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출국한 뒤 도피생활을 해오다 이민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4일 오전 11시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의해 체포됐다.
검찰은 김씨가 수차례에 걸친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고 도피생활을 이어오자 미국 측에 요청해 체류자격을 취소하고 지난 5월 16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