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세계 최고의 금융중심지는 여전히 미국 뉴욕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이 그 뒤를 좇으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뉴욕은 7년 전만 해도 세계 금융중심지 지위를 런던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아직 여러 지표상 런던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런던은 영국 정치인들이 열성적으로 추진한 규제 완화 정책 덕에 은행과 투자회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와 뉴욕과 런던 모두 큰 타격을 입은 후 지금은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현 시점에서 다시 두 도시를 비교해봤을 때 7년 전의 맥킨지 보고서와 달리 뉴욕은 거의 모든 지표에서 런던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양대 주식시장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의 알리바바를 포함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770억 달러(약 82조 원)를 끌어모았다. 이에 비해 런던은 250억 달러(약 27조 원)를 모으는 데 그쳤다.
런던에 거주하는 억만장자 수는 웨스트민스터 공작을 포함해 72명이었고 뉴욕에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위시해 103명의 억만장자가 산다. 금융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인원도 뉴욕이 43만9000 명인 데 비해 런던은 36만 명이다.
금융 부문의 평균 보너스도 16만4500달러(약 1억7000만 원)인 뉴욕이 9만6500달러(약 1억3000만 원)인 런던을 훨씬 앞섰다.
다만, 통화거래 부문에서는 전 세계 통화거래량의 41%를 차지하는 런던이 19%에 그친 뉴욕을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장 상태에서 거래되는 금리 파생상품 거래량 역시 런던이 전체의 49%를 차지해 23%의 시장을 점유하는 뉴욕보다 앞서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크리스천 메이스너 기업·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런던은 스스로 금융중심지라고 여기겠지만, 본질적인 금융중심지는 여전히 뉴욕”이라며 “런던은 1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2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