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가 중국 국경절에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로 도심의 주차난이 우려되자 대안을 내놓기는 커녕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를 특별 단속하겠다고 나서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거세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중국 법정 공휴일인 국경절 기간 약 16만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시가 내놓은 단속 방안을 보면 경복궁, 인사동, 삼청동, 종묘, 북촌한옥마을, 창덕궁 등 관광지 주변에는 8개조 단속원 16명을 배치한다. 또 서소문로, 세종대로, 남대문로, 신라호텔, 동대문, 을지로 롯데백화점, 퇴계로 한국의 집 등에도 12개조 24명이 상시 순회하며 단속토록 한다.
문제는 몰려드는 관광객 수요에 비해 확보된 주차공간이 당장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고궁 주변(경복궁·창덕궁), 인사동, 남산 한옥마을 등의 명소는 고질적인 관광버스 주차난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서울시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도심 7개 권역별 관광버스 주차 수요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관련 주차수요 자료를 보면, 현재 32개소에 571면(시간제 매일허용 6개소 123면 포함)의 관광버스 주차장을 확보했다.
반면 수요가 최고조로 달할 땐(peak time) 788대를 한꺼번에 주차할 수 공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시간 주차장을 찾지 못한 관광버스 271대는 불법으로 주차 또는 정차하거나 인근 도로위를 헤매게 된다.
특히 남대문, 남산, 명동, 을지로 일대로 이어지는 외국인 쇼핑벨트 '중구권역'과 동대문 쇼핑가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권역별로 주차장 부족 현황은 △경복궁 44면 △명동·남대문 85면 △인사동 78면 △동대문 18면 △남산 36면 등이다. 그나마 용산(이태원), 서대문(신촌) 등지는 당장 주차면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관광수요에 대비해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연중 몰려오기 때문에 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관광 명소를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특별단속은 중국 국경절 주간 대규모 요우커 방문으로 인한 교통혼잡이 예상된데 따른 것"이라며 "2018년까지 관광버스 전용 주차공간 11개소 356면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