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지난해 12월에 (한 해 사업을) 마무리 짓는 단계 이후 현재까지 우리 민간단체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다 수용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북한의 대남 단체들은 보통 12월에서 1월 사이에는 한 해 사업을 정리하고 다음해 계획을 세우는 '총화'를 하느라 우리 측 지원 단체와 협의를 못하다가 봄이 되면 다시 재개하곤 했는데, 올해는 사업 재개가 안 되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 산림녹화 지원 단체인 '겨레의 숲'을 비롯한 몇몇 민간단체들은 올 초 북측과 사전 협의를 마치고 통일부의 반출 승인도 받았지만, 지원 물품을 보내려는 단계에서 북측이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유아 등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만 허용해 오다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이후 농축산 분야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지만, 북한의 이런 태도 때문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 실적은 11개 단체, 16건에 총 45억원가량이다. 지난해 남북관계가 매우 나빴던 상황에서도 51억원어치가 지원됐고, 2012년에는 118억원 상당의 물품이 반출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이처럼 북한이 우리 측의 인도적 지원 물자를 선별적으로 수령하는 것은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선 제기됐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지원이 되다가 드레스덴 선언 때문에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수용 거부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